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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TK100포럼서 대구 로봇산업의 미래 전략 제시

자동차부품 기업의 로봇부품 전환 주목...공공수요로 초기 시장 만들고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대형 수요처 연결 필요..."대구 제조업, 로봇산업 경쟁력으로 바꿔야"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09.09 09:13:09
[프라임경제]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국내 로봇산업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대구를 중심으로 제조업과 로봇산업을 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TK100포럼에서 대구의 제조업 기반을 로봇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조영훈 원장은 지난 7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TK100포럼에서 국내 로봇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 대구를 중심으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로봇산업은 인공지능 기술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조 원장의 판단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단순히 연구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술을 개발한 이후 시장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이 실제로 판매되고 사용될 수 있는 수요 기반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이 같은 전환의 출발점으로 공공 분야를 주목했다. 요양시설과 의료기관 등에서 로봇을 우선적으로 도입해 초기 수요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실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이 초기 구매자로 나서면 로봇기업의 생산 규모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제조비용이 낮아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후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 민간시장으로까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조 원장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대량생산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산업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인 생산과 시장 확대에 나서기 전에 국내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경우 기존 제조업 인프라가 로봇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자동차부품과 기계가공 분야에서 오랜 기간 생산 경험을 축적한 기업들이 이미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이들의 기술과 생산 시스템을 로봇산업에 접목하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보유한 정밀가공과 양산 능력을 로봇부품 생산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대구의 부품기업이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대형 완성차 기업으로 이어지는 기존 협력망과 연결될 경우 단순한 기업 전환을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대구 산업현장을 직접 살펴본 결과 상당수 제조기업이 로봇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로봇기업과의 접점이 부족해 사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업 간 단순한 만남이나 소개만으로는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봇 완성품이 개발된 뒤 필요한 부품을 기존 업체에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부품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품의 규격과 성능 등을 초기 단계에서 함께 결정해야 국산 부품이 실제 제품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 로봇기업, 제조기업이 함께 참여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로봇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창한 기술표준을 만드는 것에 앞서 국내 시장에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검증된 제품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체계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를 확보하고, 인증 제품의 판매와 매출 증가가 다시 기업의 기술개발과 생산 확대를 이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의 기존 제조업 기반 역시 이러한 시장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산업을 처음부터 육성하는 지역과 달리 대구는 자동차부품과 기계산업이라는 생산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어 기존 기업의 업종 전환과 로봇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비교적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 원장이 제시한 방향은 기존 제조기업의 로봇부품 분야 진출을 시작으로 로봇기업과 부품업체의 공동 설계, 공공부문의 초기 구매, 대기업 수요처와의 협력으로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대구의 로봇산업 인프라를 국내 제품의 시험과 검증에만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제안도 나왔다.

조영훈 원장은 "대구의 실증공간을 제품을 테스트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수출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로봇제품을 실증하고 인증받은 뒤 곧바로 해외 바이어와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면 대구가 지역 기업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업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로봇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결국 향후 몇 개월 동안 공공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고 기존 제조기업과 로봇기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가 국내 로봇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구가 가진 제조업 기반을 로봇산업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넘어 K-로봇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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