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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보건소 외래 산부인과, 임신·출산·여성 건강상담

지역여성 건강지킴이 역할…대학병원장 출신 명의와 손잡은 지자체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9.07 15:51:30
[프라임경제] 함양군 관내 여성들에게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은 일종의 '원정길'이었다. 군내에 민간 산부인과 병·의원이 전무했던 탓에, 초음파 한 번을 보려 해도 인근 거창이나 진주, 대구까지 1시간 안팎의 차편을 이용해야 했다. 

몸이 무거운 임산부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 여성에게 이러한 물리적 거리는 사실상 의료 사각지대를 뜻했다.

함양군 보건소 외래 산부인과. ⓒ 함양군

이에 따라 함양군보건소가 2019년 문을 연 '외래 산부인과'가 햇수로 7년째 자리를 지키면서 군민들의 일상에도 뚜렷한 변화가 찾아왔다. 분만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하기 어려운 인구소멸지역의 현실을 고려해, 필수 산전 관리와 부인과 진료에 집중하는 '외래 거점화' 전략을 택한 결과다.

이 모델의 중심에는 건국대학교병원장을 역임한 정두용 산부인과 전문의가 있다. 대학병원급 임상 경험을 갖춘 베테랑 의료진이 상주하면서 보건소 진료실의 문턱과 신뢰도는 동시에 달라졌다. 

임신 초기 필수 검사부터 기형아 선별, 임신성 당뇨, 정밀 초음파까지 민간 병원 수준의 산전 관리가 군내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해졌다. 

진료실은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만의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갱년기 증후군을 겪는 중장년층이나 비가임기 노년층 여성들의 부인과 질환 상담까지 아우르며 지역 여성의 전 생애주기 건강 쉼터로 자리 잡았다.

함양군의 시도는 전국적으로 심화하는 '분만 취약지 공공의료 정책'과 비교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강원 양구, 충북 괴산, 전남 신안 등 전국 수십 곳의 시·군이 분만 산부인과가 없는 '의료 취약지'로 분류돼 있다. 이에 대응하는 지자체의 방식은 크게 엇갈린다.

강원도나 경상북도 일부 지자체의 경우 거액의 운영비를 투입해 민간 병원의 분만실 설치를 지원하거나 원거리 병원으로 이동하는 '임산부 안심택시'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에 무게를 둔다. 

반면 전남 완도 등 도서·산간 지역은 산간벽지를 순회하는 '찾아가는 이동진료 버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동형 진료는 연속성 있는 추적 관찰이 어렵고, 분만실 직접 유치는 낮은 출생아 수 대비 막대한 고정비와 의료진 구인난 탓에 중도 폐쇄되는 악순환을 겪기 일쑤다.

함양군은 막대한 인프라가 드는 분만 대신, 일상에서 가장 절실한 '외래 진료의 상시화'와 '고급 의료 인력 유치'를 택했다. 

실제 정 전문의는 일반 외래 진료를 넘어 지역 모자보건 체계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최근 영아 감염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출산가정 백일해 무료 접종과 청소년 대상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국가예방접종의 예진을 직접 맡아 공공 예방의료의 질을 끌어올렸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을 농어촌 공공의료가 나아갈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한다. 대도시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과 지방소멸 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모든 기초지자체가 고위험 분만실을 갖추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필수 응급·분만은 인근 대도시 거점 권역병원과 신속 이송 네트워크로 연결하되, 일상적인 산전 모니터링과 만성 부인과 질환 관리는 보건소 외래가 전담하는 '투트랙(Two-track)' 분업 체계가 훨씬 지속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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