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추석을 앞두고 생활식품 가격 인상과 할인 행사가 동시에 펼쳐진다. 식품업계는 원부자재·포장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9월부터 빵과 즉석밥, 라면, 참치캔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이에 반해 또 한편에서는 정부와 유통·식품업계가 대규모 할인전을 진행한다.

서울 성동구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삼립 제품. = 김은수 기자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농업·농촌 분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는 식품기업 19개사가 참여해 4755개 품목을 최대 64% 할인한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유통업체 할인율은 최대 70%에 달한다.
참여한 식품업체들 중에는 이달부터 가격을 인상한 업체도 포함돼 있다. 다만 정부의 민생안정 대책에 따라 9월 말까지 자체 할인과 프로모션을 내놓았다.
삼립은 이달 1일부터 편의점 빵 50여종 가격을 평균 9%대 인상했다. 대표 제품 '정통보름달'은 1800원에서 2000원이 됐다. 11.1% 올랐다. 허쉬초코샌드는 기존 2200원에서 2400원, 치즈후레쉬팡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행사 기간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삼립은 정통보름달 등 10개 품목에 편의점 2+1 혜택을 적용한다. 정통보름달 3개 구매 시 지불액은 4000원이다. 개당 약 1333원이다. 인상된 정상가격 2000원보다 약 33% 저렴하다. 기존 가격 1800원과 비교해도 약 26% 낮은 수준이다.
삼립 측은 이번 행사의 취지를 가격 조정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와 추석 장바구니 부담 경감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비용은 정부 지원 없이 회사가 자체 부담한다. 다만 2+1 혜택을 받으려면 3개 구매가 필요하다. 개당 가격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소비자의 지출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 성동구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오뚜기 제품. = 김은수 기자
오뚜기 역시 가격 조정과 할인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 밥류 3종 21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오뚜기밥 210g은 2000원에서 2400원이 20% 인상됐다. 발아현미밥·발아흑미밥 일부 제품은 최대 29.4% 뛰었다. 오는 7일부터 대형마트 판매 오뚜기밥 가격도 7.2~9.1% 오른다. 컵라면 11개 브랜드 29개 품목은 평균 6.7%, 만두 3개 브랜드 16개 품목은 평균 7.7% 출고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
오뚜기 밥의 할인 행사는 이마트 '고래잇'에서 진행된다. 컵라면은 구체적인 할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오는 7일 가격 조정 대상 29개 품목 중 추석 할인 행사와 겹치는 제품을 회사 측이 공개하지 않아서다. 오뚜기 측은 유통사마다 행사 기간과 품목, 가격이 달라 세부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팔도는 이달 1일부터 용기면 12종과 음료 9종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5.5%, 5.8% 인상했다. 왕뚜껑은 975원에서 1040원, 도시락은 740원에서 810원이 됐다. 비락식혜 238㎖ 가격 역시 기존 500원에서 540원으로 올랐다.
이 가운데 식혜 4종은 농식품부 추석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가격 조정과 무관한 별도 17개 품목도 할인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동원F&B 제품. = 김은수 기자
동원F&B도 이달 참치캔류 출고가격을 평균 9% 올렸다. 음료류 인상률은 평균 9~10% 수준이다. 회사 측은 고유가와 고환율, 캔·용기 등 포장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가격 조정 배경으로 꼽았다.
농식품부가 공개한 식품기업 19개사의 추석 자체 할인 명단에는 동원F&B가 빠졌다. 대신 회사 차원의 할인 행사가 마련됐다. 참치캔과 햄, 만두 등 다양한 제품을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5~50%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 추석 식품 물가의 특징은 '가격 인상'과 '할인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식품업체는 높아진 원가를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 동시에 명절을 앞두고 각종 프로모션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부담 완화에도 나선 모습이다.
문제는 할인율과 대상 품목이 유통채널마다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일정 수량을 사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행사 역시 적지 않다. 소비자마다 체감 효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할인 행사가 집중되면서 소비자가 당장 지불하는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며 “다만 할인은 정해진 기간에 한정되는 만큼 행사가 끝난 뒤에는 인상된 정상가격이 다시 체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석 이후, 할인 혜택이 사라진 뒤 높아진 정상가격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다음 변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