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 노사 갈등이 결국 총파업으로 번졌다.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수개월간 이어진 교섭이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까지 맞물리면서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2026년 1차 총파업' 집회를 열고 △금융기관 지방이전 중단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청년채용 확대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산업은행·기업은행(024110)·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을 비롯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금융노조 산하 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금융기관 지방이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과 맞물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의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진 모습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가 6·3 지방선거를 전후해 IBK기업은행은 대구로,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부산·나주로, NH농협은행은 호남으로 각각 이전을 추진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논리도 이유도 없이 무조건 가라는 게 어느 나라 논리냐"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이거나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가 아니다"라며 "해외 금융 선진국을 보면 경제 역량을 수도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앞서 1차 이전의 정책 효과와 이전기관의 인력 이탈, 정주 여건 등을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산업은 기업과 금융기관, 전문인력 등이 밀집해 발생하는 집적 효과가 중요한 만큼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전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4.5일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도 여전하다.
금융노조는 인공지능(AI)와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회사의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그만큼 신규 인력을 채용해 청년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2002년 주 5일제가 시행된 이후 24년 동안 단 10분의 영업시간 단축도 없었다"며 "송금 등 거래의 95%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AI와 디지털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임금 협상 역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당초 8%였던 임금 인상 요구안을 6%로 낮췄지만 사측은 2.5% 인상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아울러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청년 신규채용 확대 등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사측과 30차례 넘는 교섭을 진행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도 거쳤지만 핵심 요구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지난달 12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0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 지난달 28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이날 1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파업을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향후 사측과의 교섭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2·3차 총파업 등 추가 쟁의행위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