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외 여행용 이심(eSIM) 상품이 일부 판매업자들이 중국 통신사의 로밍 상품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저가에 재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국내 주요 이심 유통업체들의 무분별한 판매 실태를 지적했다.
베트남 등 제3국 여행용 이심 상품 중 상당수가 해당 국가 통신망이 아닌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이동통신사의 로밍망을 우회하는 구조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이심 상품은 크게 로컬망과 로밍망으로 나뉜다. 이 중 이 의원이 지적한 것은 로밍망이다. 해외 현지 통신사의 망을 이용하는 로컬망과 달리, 로밍망은 제3국의 통신사의 로밍 서비스 거쳐 우회적으로 현지망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많은 이심 업체들이 로컬망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로밍망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중국 통신사의 상품이라는 점이다.
고객들이 중국이 아닌 제3국을 여행하더라도 중국 통신사 망을 경유해 현지 통신사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처럼 중국 통신망을 경유하게 된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심 업계는 현재 관련 규제가 없어 고객 고지에 대한 가이드 없이 업체들의 자율적인 고지 방식에만 의존하고 있어 이용자 혼란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제공된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후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을 '무제한 데이터 상품'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동통신사들의 로밍 상품도 제공된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으나, 당국 규제를 엄격히 받고 있는 이통사들은 허위 과장 광고를 방지하고자 '무제한 데이터'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이 의원의 이심 사용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품질 문제도 제기했다. 중국 통신사 재판매 이심 상품은 현지에서 심각한 통신 품질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현지 이동통신망에 직접 접속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서버를 거치는 우회 로밍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심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먹통이 되는 등 불편 후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보안 우려'다. 이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현지 이심이라 생각해서 샀는데, 사실은 중국 이심이었고 현지에서 핸드폰을 켜는 순간 핸드폰의 고유 정보가 중국 서버에 등록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기통신사업법 50조를 언급하며 중국 통신사 이용 여부가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할 중요 사항에 해당하는지 방송통신위원회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에는 이용자 고지 및 설명 의무에 대해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안내하는 것을 이용자 이익을 해치는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로밍망 상품은 중국 통신사가 해외 데이터를 대량으로 구매해 이심 사업자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다"며 "중국 통신사 상품을 재판매하는 저가 이심은 중개업체를 여러 단계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먹통 등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