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북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유명 관광지를 눈으로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곳에 남겨진 인물과 사건, 전설을 따라가며 장소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방식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 9월호 '경북여행 MVTI' 포스터. ⓒ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는 9월호 '경북여행 MVTI'를 통해 도내 곳곳에 전해 내려오는 사연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이번 호는 자연경관 자체보다 그 공간을 오랜 세월 지켜온 이야기들에 초점을 맞췄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사연부터 애틋한 사랑, 역사적 인물의 행적, 지역에 전해지는 전설과 괴담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상주에서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정재수 소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효자 정재수 기념관'에는 1974년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 아버지를 구하려다 숨진 소년의 희생정신이 남아 있다.
예천의 '도시복 생가 및 효공원'에는 부모를 향한 지극한 정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병든 부모에게 먹일 음식을 구하기 위해 계절을 거스르는 수박과 홍시를 찾아 나섰다는 효행 설화가 대표적이다.
포항에서는 중명생태공원에 있는 옥녀봉이 눈길을 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약초를 찾아 산을 올랐다는 옥녀의 사연이 전해지는 가운데 정상에 오르면 형산강과 영일만이 어우러진 포항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경주 황리단길 주변에서는 '손시양 효자정려비'를 통해 고려시대 효자의 행적을 되짚어볼 수 있다. 부모를 잃은 뒤 6년간 묘를 지키며 효를 다했다는 손시양의 이야기는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사랑을 주제로 한 장소도 있다. 안동 월영교에는 조선시대 한 여인이 남편을 향해 남긴 애틋한 사연이 배어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한글 편지와 자신의 머리카락을 엮어 만든 미투리 이야기가 월영교의 배경이 됐다.
의성에서는 조선시대 기술과 농업 발전에 관심을 가졌던 인물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박서생 청년통신사공원'은 1428년 일본에 다녀온 박서생의 행적을 기리는 공간이다.
일본에서 접한 수차를 국내 농업에 활용하려 했던 그의 시도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는 도전으로 평가된다.
여행의 긴장감을 높이는 전설도 빠지지 않는다. 봉화 명호면의 '범바위 전망대'에는 한 선비가 조상의 묘를 찾았다가 호랑이를 직접 제압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설의 무대가 된 전망대에서는 낙동강의 물길과 산 능선이 이어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영덕 장사해수욕장 인근의 '남정면 흉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귀신을 목격했다는 이야기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는 등의 괴담이 이어져 온 장소다. 과거 '대한민국 3대 흉가' 가운데 하나로 알려지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처럼 각 지역에 축적된 이야기를 관광자원으로 연결해 여행객들이 장소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했다.
김남일 사장은 "한 장소에 오랫동안 전해진 이야기는 그 지역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문화자산"이라며 "이번 9월호를 통해 경북의 풍경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사연까지 함께 만나보는 여행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