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학교 현장에서 교권 침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4월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미리 준비한 흉기를 이용해 교사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교권 침해가 실제적인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사 9200여 명 가운데 30% 이상이 실제 물리적 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하는 등 교권 침해의 심각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남교육청은 오는 9월1일부터 '교권보호관'을 출범시키고 교권 침해에 대한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교권보호관은 교권 침해나 악성 민원이 발생할 경우 현장 대응을 시작으로 사실관계 조사, 법률 지원, 갈등 조정 등 교사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긴급 사안이 발생하면 1시간 이내 현장에 출동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사실관계 조사와 갈등 해결 등을 담당할 외부 인사 1010명도 선발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병도 충남교육감은 교권 보호 정책과 관련해 "교사가 존중받고 교직원들이 존중받는 교육 현장을 만들고 다양한 교육활동의 문제에서 교직원들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교권 침해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권보호관 300명을 선발해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학부모를 교육감이 직접 형사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전교육청도 교권신장 담당관을 두고 교사에 대한 법률 상담과 조사 동행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강화만으로는 교권 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교권보호관에게는 강제수사권이 없어 학부모 등이 사실관계 조사를 거부하거나 교사를 경찰에 고소·고발할 경우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폭력 가해 사실처럼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교권 침해 행위가 기록될 경우 교사를 상대로 한 반복적인 신고나 악성 민원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교권 보호를 둘러싼 또 다른 과제는 아동복지법과의 충돌 문제다. 현행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의 판단 기준이 모호해 교사가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거나 잘못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주장이다.
교육계에서는 정당한 학생지도 행위에 대한 명시적인 예외 규정을 아동복지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될 경우 경찰 조사에 앞서 교권보호관이나 교육청의 의견서를 반드시 검토하도록 하는 절차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교권 침해가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단순한 사후 지원을 넘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교권 보호는 교사 개인의 권익을 넘어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의 질을 지키는 문제인 만큼, 현장 대응 체계 강화와 함께 아동학대 관련 법률과의 정합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