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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가는 관광서 '머무는 휴식'…하동군, 장기 미활용 공공시설·유휴공간 재생

신규 토목 대신 방치된 공공자산 리모델링…청소년수련원·이화쉼터 전면 재배치, 저비용·고효율 역발상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8.24 18:11:19
[프라임경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신규 랜드마크 건립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경남 하동군이 방치된 장기 미활용 공공시설을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전환하는 역발상 행정에 착수했다. 

김현수 하동군수가 미활용 공공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 하동군

신규 토목 투자 대신 기존 유휴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실용적 재생 모델로, 심각한 재정 압박과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국 시·군에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동군은 금남면 청소년수련원과 전도 만남의 광장 등 관리 비용만 소모되던 유휴 공공시설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 이화스마트복합쉼터를 중심으로 '하동 북케이션(Book+Vacation) 관광스테이'를 본격 조성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 관람 위주의 '스쳐 지나가는 관광'에서 벗어나, 책과 자연, 쉼을 결합한 특화 숙박 시설을 거점으로 관광객이 지역에 깊이 머물도록 유도한다. 

특히 만지 배밭, 송림공원, 섬진강 수변, 하동읍권의 고유한 문화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 전반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확산시키는 구조다.

이러한 행보는 전국적인 지자체 인프라 실태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강원과 전남 등 다수 지자체는 수백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출렁다리나 대형 케이블카 같은 단발성 전시 시설을 짓는 데 치중해 왔다. 

그러나 개장 초기 반짝 특수 이후 급격한 방문객 감소와 막대한 유지보수비로 인해 심각한 '재정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와 전북 등 일부 지역이 폐교나 유휴 부지를 단순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일회성 방문객 유치에 그쳐 실질적인 지역 상권 활성화로 연결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반면 하동군은 기존 자산의 리모델링을 통해 초기 건립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체류 인구를 유입시키는 '생활 밀착형 체류 거점'을 구축하는 정밀 타격 전략을 택했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에서 신규 대규모 건축은 감가상각과 운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하동군의 접근법은 저비용·고효율의 모범 사례로, 유휴 공간에 '북케이션'이라는 명확한 콘텐츠를 결합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완성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하동군은 관내에 산재한 미활용 유휴 자산을 전수 조사해 입지별 최적화된 관광 기능과 콘텐츠를 지속해서 덧입혀 나갈 방침이다. 

예산 낭비 논란을 빚는 전국적인 하드웨어 과잉 경쟁 속에서, 방치된 기존 공간을 살려 체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하동군의 실험이 지방소멸 대응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안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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