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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복잡한 물리현상 스스로 푸는 'AI 역학자' 개발 착수

과기정통부 차세대 AI+S&T 과제 선정...5년간 50억원 투입해 다공성 구조 해석 원천기술 확보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08.24 14:48:56
[프라임경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이건우)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복잡한 과학·공학 문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검증하는 새로운 해석 기술 개발에 뛰어든다.

사진 왼쪽부터 DGIST 유재석 교수, 김회준 교수, 문인규 교수, 정소현 교수, POSTECH 박상현 교수. ⓒ DGIST


DGI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세대 AI+S&T 기반기술 개발' 신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다공성 구조에서 발생하는 유체·열·물질의 이동 특성을 인공지능이 직접 분석할 수 있는 'AI 역학자(AI Mechanician)'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연구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추진되며 총 50억원의 정부 연구개발비가 투입된다. 

유재석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가 연구를 총괄하고 문인규·김회준·정소현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박상현 교수 연구팀도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연구에 합류한다.

이번 기술 개발의 주요 대상은 내부에 수많은 미세한 공간이 형성된 다공성 구조다. 배터리 소재를 비롯해 분리막, 촉매, 흡음재, 생체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구조가 복잡해 내부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을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계산 자원이 요구된다.

현재 활용되는 정밀 수치해석 방식은 각각의 구조에 맞춰 반복적인 계산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소재나 설계를 대량으로 비교·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계산 부담이 신소재와 신구조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DGIST가 개발하는 AI 역학자는 단순한 예측 모델과 차별화된다. 구조의 이미지나 데이터를 입력받으면 핵심적인 특징을 찾아내고, 해당 구조에서 어떤 물리적 현상이 중요한지를 판단한 뒤 필요한 물성 정보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물리 법칙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검증 과정도 AI가 수행하도록 설계한다. 연구진은 여러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AI 모듈을 하나의 에이전틱 AI 체계로 연결해 사람의 전문적인 분석 과정을 최대한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연구 결과를 숫자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과가 물리적으로 타당한지와 예측에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지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가 빠른 계산은 가능하지만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기존 인공지능 해석 기술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실험과 데이터 생산, AI 모델 개발 및 검증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연구 기반도 구축한다. 실제 시편을 설계하고 제작한 뒤 실험 결과를 확보하고, 이를 수치해석 및 AI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기술의 정확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수치해석과 실험 측정값, AI 예측 결과를 동일한 기준에서 검증할 수 있는 공개형 평가 체계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벤치마크 데이터와 평가 코드를 구축해 향후 관련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유재석 교수는 "기존 AI가 정해진 문제에 대한 빠른 답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I 역학자는 문제에 어떤 물리가 작용하는지를 판단하고 결과의 신뢰성까지 확인하는 것을 지향한다"며 "그동안 높은 계산 비용으로 충분히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설계 탐색을 가능하게 해 배터리와 에너지, 의료 등 여러 분야의 연구개발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현 교수는 "전문가는 구조를 살펴보면서 어떤 수준의 해석이 필요한지 경험적으로 결정하지만 이러한 판단 과정은 기존 모델에 쉽게 담기 어려웠다"며 "전문가의 사고 과정을 AI가 학습하도록 구현하면 계산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연구자들이 검토할 수 있는 설계 후보 자체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DGIST는 이번 연구를 기관의 미래 전략 분야인 'Physical AI'와 연계해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202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 DGIST AI대학에 피지컬AI·메디컬AI·AI-X 등 3개 학과를 신설하고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DGIST는 이번 과제를 통해 확보한 AI 기반 과학·공학 해석 기술을 연구와 교육 분야로 확장하는 한편, 향후 배터리와 에너지, 바이오·의료 등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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