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충남도가 지난 7월 천수만 해역을 짙은 갈색으로 물들이고 악취를 유발한 대량 부유물 발생 현상을 '이상조류'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담수호 방류량과 시기를 사전에 조정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임성범 충남도 해양정책과장은 20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천수만 해역에 미세조류가 대량으로 증식·사멸하면서 발생한 현상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영태 기자
임성범 충남도 해양정책과장은 20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현상은 영양염류가 높은 환경에서 미세조류가 대량으로 증식·사멸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됐다"며 전문기관 조사와 충남연구원의 종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충남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 등의 조사 결과, 지난 7월23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해역에서 최초 신고된 부유물질은 식물성 미세조류인 '헤테로시그마(Heterosigma sp.)'로 확인됐다.
담수호 방류를 통해 유입된 질소와 인 등 영양염류에 일조량 증가와 강수 등 기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세조류가 급격하게 증식한 뒤 집단 사멸·응집하면서 대량의 부유물과 악취를 발생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창리 해역의 경우 4개 담수호에서 방류된 물이 해수와 혼합되면서 특정 호소의 영향을 정확한 비율로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수치 시뮬레이션과 거리·방류량 등을 종합하면 부남호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대호와 간월호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홍성호에서도 일부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4개 호소의 물이 바다로 유입된 뒤 서로 섞이기 때문에 어느 호소에서 방류된 물이 특정 해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창리 해역에는 부남호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양 수질은 현재 대체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직접적인 피해가 집중된 창리 인근에서는 수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해역이 담수호 방류의 영향을 일부 받고 있어 수문 인근에서는 담수와 해수가 완전히 혼합되지 않은 상태의 수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수문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해역에서는 수질에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강우와 수온 하락 등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담수 방류도 중단되면서 현재 해양환경은 상당 부분 회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독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헤테로시그마를 비롯한 미세조류가 일정 수준의 방어물질을 갖고 있지만, 이번 현상이 적조 경보를 발령할 정도의 농도로 확산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해역에 미세조류 사체가 집중적으로 쌓이면서 일부 독성물질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있는 만큼, 이것이 해양생물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프라임경제 기자는 이날 질의에서 "사고 발생으로 인한 천수만 인근 양식장과 어가의 직·간접적인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와 함께 "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이해관계 속에서 실효성 있는 담수 방류량과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충남도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피해 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농업재해대책법에 따른 재난지원 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민들이 피해를 신청하고 시·군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피해 규모를 산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까지 관련 방식의 피해 신청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충남도는 이번 이상조류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게 피해 신청 절차를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프라임경제 기자는 담수 방류량과 시기를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 확보 방안을 묻자, 충남도는 관계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담수호 방류 사전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도와 시·군, 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과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방류량과 방류 시기를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단기와 중·장기 대책을 병행한다. 단기적으로는 천수만 내 방조제 수문 누수 실태를 전수 조사해 보수하고, 해상공사 과정에서 오탁방지막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담수호 방류 사전협의체'를 구성해 담수호별 방류량과 방류 시기를 조정하고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하수관로 정비와 가축분뇨·폐수 처리시설 고도화 등 유입 하천의 수질 개선에 나선다.
아울러 150억원 규모의 천수만 해역 청정어장 재생사업과 AI 기반 해양환경 측정망 및 관측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이상현상의 발생 원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충남도는 이번 천수만 이상조류 현상을 계기로 담수호 방류와 해양환경 간 연계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어민 피해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 협업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