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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바뀐 '혁신형 제약기업'…R&D 투자 놓고 희비

R&D 비중 높이고 평가체계 손질…제약사 혁신 역량 검증 강화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6.08.20 09:45:51
[프라임경제] 보건복지부가 14년 만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전면 개편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요건을 높여 제약사의 혁신 역량을 평가하는 한편, 기업 규모별 평가 구간을 세분화해 중소·중견 제약사의 참여 여건도 일부 보완했다.

보건복지부가 14년 만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전면 개편하면서 R&D 투자 문턱을 높인 가운데, 중소·중견 제약사의 대응 여력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 보건복지부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공포·발령했다. 이어 지난 18일 '2026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인증 공고'를 통해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일정도 공개했다.

신규 인증 신청은 오는 9월18일까지 진행된다. 복지부는 이후 인증심사위원회와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 신규 인증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평가 방식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다. 심사 총점은 기존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되며 평가 항목도 25개에서 17개로 축소된다. R&D 투자와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등은 정량지표로 전환해 평가 기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

인증 최저 합격점수는 65점으로 설정됐다. 탈락 기업에는 미인증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해 평가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R&D 기준 상향…기업 규모별 평가 세분화

핵심 변화는 R&D 투자 요건 강화다. 직전 3개년 평균 의약품 매출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R&D 투자 비중을 차등 적용하되, 각 구간의 기준을 기존보다 2%포인트씩 높였다.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R&D 투자 비중을 기존 7%에서 9%로 높여야 한다. 최소 연구개발비 기준도 기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된다.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은 R&D 투자 비중 기준이 5%에서 7%로 높아진다. 미국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이나 유럽연합(EU GMP) 기준을 충족한 기업은 기존 3%에서 5%로 각각 강화된다. 다만 기업들이 강화된 기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상향된 요건은 시행일로부터 3년간 적용을 유예한다.

세부 평가에서는 중소·중견 제약사의 규모를 고려한 기준도 마련됐다. '전체 의약품 연구개발 투자 규모' 항목에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 구간을 새롭게 신설해 R&D 투자액에 따라 평가 점수를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연평균 R&D 투자액이 450억원 이상이면 최고점인 6점을 받는다. 250억~450억원 미만은 4.8점, 150억~250억원 미만은 3.6점, 50억~150억원 미만은 2.4점으로 구분된다.

앞서 지난 7월 초 공개된 세부평가 기준안에서는 해당 기업군의 평가 구간이 세분화되지 않았다. 이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건의 등을 반영해 중소·중견 및 강소 제약사의 신청 여건을 보완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계 별도 유형 신설…리베이트 기준도 변경

외국계 제약사를 위한 별도 인증 유형도 새롭게 마련됐다. 그동안 국내외 기업에 동일한 평가체계를 적용했지만, 앞으로 외국계 기업은 국내 연구·생산시설 유치와 해외자본 유치, 공동연구, 개방형 혁신 등의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배점을 받는다.

반면 기술과 특허를 본사가 보유하는 외국계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후보물질 개발과 의약품 특허 기술이전, 해외 진출 등의 배점은 하향 조정했다. 외국계 제약사는 일반 혁신형과 외국계 혁신형 기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리베이트 결격 기준도 변경됐다. 인증 또는 인증연장 신청 시점을 기준으로 '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의 기간'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5년 이전에 종료된 위반행위는 인증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리베이트 관련 기준은 R&D 투자 규모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요건이다.

이번 제도 개편은 제약사의 혁신 역량을 R&D 투자와 실제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R&D 투자 비중과 최소 투자액이 동시에 상향되면서 기업 규모에 따른 부담 차이는 변수로 남는다.

특히 대형 제약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중견 제약사의 경우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적인 R&D 투자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약가 인하로 인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상위제약사는 지속적인 R&D 투자가 가능하지만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R&D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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