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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침보테함 진수' HD현대중, K-함정 수출 모델 바꿨다

'해외 현지 첫 공동건조'에 페루 대통령 "미래 역량 구축"…팀코리아 성과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6.08.19 15:11:52
[프라임경제] "함정 한 척이 아닌 미래를 위한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의 이 한마디가 사업 성격을 압축한다. HD현대중공업(329180)이 해외 현지에서 처음으로 함정 공동건조에 성공하며 K-함정 수출의 새로운 방정식을 써내면서 나온 얘기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 시마(SIMA)조선소에서 페루 해군의 신형 상륙지원함 1번함 '침보테(Chimbote)함' 진수식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행사는 후지모리 대통령이 직접 주관했다.

△라파엘 벨라운데 페루 국방장관 △페데리코 하비에르 브라보 데 루에다 페루 해군총사령관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 대통령이 직접 자리한 것만 봐도 이번 사업에 거는 페루 정부의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침보테함은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 건조 중인 상륙지원함 2척 중 첫 배다. 앞서 지난 2024년 4월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으로부터 △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지원함 등 총 4척을 수주했고, 이 가운데 상륙지원함 2척은 동시 건조에 들어갔다. 2번함 '탈라라(Talara)함'도 이달 초 육상 건조 공정을 마쳤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페루 시마(SIMA)조선소에서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오른쪽에서부터 열두 번째)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으로 건조한 '침보테(Chimbote)함' 진수식을 진행했다. ⓒ 페루 대통령실 홈페이지

두 함정 모두 인력·물자 수송은 물론 군수지원, 재난·재해 대응까지 소화하는 다목적함이다. 이름은 각각 페루의 주요 항구도시에서 따왔다.

이번 사업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함정 두 척을 만들었다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함정 수출은 국내에서 만들어 완제품을 넘겨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엔 HD현대중공업이 설계와 기술지원을 맡고 시마조선소가 현지 생산시설에서 블록 생산·조립·의장·시험까지 참여하는 '기술협력형 현지 공동생산' 방식으로 진행된 것.

선박 제조를 넘어 엔지니어링으로 함정 사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발주국들이 자국 내 건조를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만큼, 이런 모델은 앞으로 추가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성과 뒤에는 민·관 협력도 한몫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페루 정부와의 협력을 측면 지원했고, 주페루 한국대사관과 코트라도 현지 네트워크를 동원해 힘을 보탰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조선 산업 관련 공급망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침보테함 진수는 민·관이 하나 된 팀코리아의 성과라 할 수 있다"며 "K-함정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페루 해군의 1500톤급 차세대 잠수함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설계가 끝나는 대로 선도함 건조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페루와의 협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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