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 등 북부권에 집중되고 있는 202조 원 규모 첨단산업 투자의 효과를 충남 15개 시군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균형성장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박수현 도지사는 18일 제3차 실국원장회의에서 민선 9기 핵심 도전과제를 직접 짚으며 AI 수도 충남, 지역경제 활성화, 제2수도권 도약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오영태 기자
특히, 산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11개 시군이 대규모 첨단투자에서 소외될 경우 지역 간 경제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기업유치와 관광, 철도망 등 지역별 성장전략을 전면 재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박 지사는 18일 열린 제3차 실국원장회의에서 민선 9기 핵심 도정과제로 'AI 수도 충남', 지역경제 활성화, '제2수도권 도약'을 제시하며 충남의 성장축을 특정 지역에 머물게 하지 않는 확산 전략을 강조했다.
박 지사는 민선 9기 핵심 비전 가운데 하나인 'AI 수도 충남'과 관련해 산업과 사람,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간 균형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는 "제가 직접 만든 캐치프레이즈이고 도민께 약속드린 것"이라며 "허황되다고 할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첨단산업과 대기업에 AI 정책이 집중되는 방식으로는 충남형 AI 대전환을 완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지사는 "사람에 대한 계획은 마련되고 있지만 전통산업의 AI 전환을 충남도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비전과 로드맵이 있는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계획은 있는가 하는 부분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가 협업해 사람과 전통산업, 중소기업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AI 전환 전략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충남 내부의 경제적 불균형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박 지사는 천안·아산·당진·서산 등 4개 시와 나머지 11개 시군 사이에 GRDP와 인구, 사업체 수 등에서 약 75대25 수준의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발표된 202조 원 규모 첨단산업 투자계획 상당 부분이 천안·아산 등 북부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 지사는 "202조 원 첨단투자가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데 대해 다른 시군이라고 왜 불만이 없겠느냐"며 "다른 시군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인내하면서 '우리에게도 어떤 방향이 제시되겠지'라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가 강조한 균형발전은 첨단산업 투자액을 기계적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다. 202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형성될 산업 생태계와 협력기업, 인력, 서비스산업 등의 파급효과를 각 지역의 산업·관광·인구 특성에 맞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지사는 "첨단투자의 열매를 15개 시군이 어떻게 균형 있게 가져갈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며 "숫자적으로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특성에 맞도록 지원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첨단기업 투자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수록 나머지 시군에 대해서는 충남도가 기업유치 전략을 함께 마련하고 중앙정부에도 산업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지원책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 전략으로는 '야간경제'를 강조했다. 낮 시간 관광지를 둘러본 뒤 떠나는 관광에서 벗어나 야간 콘텐츠와 숙박, 음식점, 전통시장 소비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 구조를 만들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지사는 이날 충남을 찾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도 야간경제 활성화 방안을 적극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정부 용역이나 국가계획이 확정된 이후 대응하는 '사후 행정'에서 벗어나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중앙정부 용역의 방향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좋은 제안을 선제적으로 하면서 중앙정부의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충남이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박 지사의 발언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았던 대목은 KTX공주역 활성화 문제였다. 박 지사는 KTX공주역을 공주시만의 역이 아닌 공주·부여·청양·논산·계룡 등 5개 시군을 연결하는 광역교통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보령과 서천까지 연결할 경우 충남 서남부권 전체의 교통·관광·산업축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5개 도시 시민들이 공주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 교통망을 빨리 정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그런데 지금 거의 방치, 방기,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충남도는 오랜 기간 이 문제에 너무 무책임했다"며 "민선 9기에는 반드시 KTX공주역 역세권 개발을 통한 서남부 지역 균형발전 거점전략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임 민선 8기의 기업·외자유치 성과에 대해서는 협약 규모가 아닌 실제 투자 이행 여부를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박 지사는 선거 당시 민선 8기의 50조원 규모 투자유치 가운데 자신이 확인한 실제 투자 성과가 2025년 10월 충남도 자료 기준 "5% 남짓"이라고 주장했던 점을 다시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실제 투자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최근 기준으로 정확하게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투자협약 체결에 그치지 않고 공장 착공과 투자금 집행, 고용 창출 등 실질적인 성과까지 추적하는 상시 점검체계를 마련하라는 의미다.
박 지사는 행정부지사에게 관련 기업의 투자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도지사와 지휘부의 해외 순방에서도 기존 투자기업의 투자 이행을 확인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을 지시했다.
충남을 대한민국의 '제2수도권'이자 '5극3특' 체제의 핵심 지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광역교통망 확보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와 충청내륙철도 등 주요 철도망과 함께 GTX-C 천안·아산 연장을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현재 GTX-C 본선은 덕정~수원 구간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정부의 2026년 업무계획에는 동두천과 화성·오산·평택·천안·아산 연장 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박 지사는 최근 아산 첨단투자 발표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통령에게 GTX-C 천안·아산 연장을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관계 요로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국가 철도·도로망 계획이 확정될 때 GTX-C 천안·아산 연장이 어떤 형태로든 흔적에 남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박 지사의 이날 주문은 '잘나가는 북부권을 멈추게 하는 균형'이 아니라 북부권의 성장동력을 충남 15개 시군 전체로 확산시키는 균형발전으로 요약된다.
202조원 규모 첨단투자의 효과를 천안·아산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중소기업과 전통산업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KTX공주역을 서남부권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고 GTX-C 등 광역교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민선 9기 충남 균형성장의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