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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로 뛰겠다"던 백종원…TBK 소스, 북미 생산·유통망 구축으로

론칭 1년 만에 '레시피 표준화'서 현지 생산·외식 브랜드 출점으로 확장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08.18 08:47:04
[프라임경제] "초기에는 온라인 마케팅만 계획했지만 결국 현장에 나가 셰프와 바이어를 직접 만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직접 발로 뛰겠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와 라탄 레이 굽타(Rattan Ray Gupta) 썬레이그룹 CEO. ⓒ 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475560) 대표가 지난해 9월 'TBK(The Born Korea)'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소스를 공개하며 내놓은 약속이다. 당시 한식의 맛을 표준화한 소스와 레시피 컨설팅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은 약 1년 만에 북미 외식 브랜드 출점과 현지 생산, 유통망 확보로 구체화하고 있다.

초기 전략이 TBK 소스를 활용해 해외 식당에서도 동일한 한식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는 현지 기업의 생산·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외식사업과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연결하는 단계로 확장된 모습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일부터 북미 출장을 진행 중인 백 대표가 캐나다 썬레이그룹과 외식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캐나다 주요 식품 유통기업들과는 TBK 소스 판매와 현지 유통망 확대를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

◆'소스로 한식 표준화'…유럽 테스트 거쳐 북미로

TBK 소스 사업의 출발점은 해외 현장에서 한식의 맛이 제각각 변형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백 대표는 지난해 9월3일 열린 TBK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에서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한식을 지키려면 소스를 통한 표준화가 답"이라며 "그래야 현지에서 한식 메뉴가 변형되지 않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도 원래의 한식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당시 양념치킨·매콤볶음·된장찌개·떡볶이·간장볶음소스 등 7종을 공개하고 쌈장·매콤찌개·LA갈비·짜장소스를 더해 총 11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단순히 소스만 수출하는 방식과도 차별화를 꾀했다.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조리 영상과 레시피, 연계 메뉴 등을 제공하고 현지 셰프가 소스 하나로 여러 한식 메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원가 관리와 폐기율 절감, 주방 동선, 장비 구성, 셰프 교육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도 함께 내놨다.

첫 시험대는 유럽이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7월 독일 글로버스그룹이 운영하는 마크탈레 하이퍼마켓 푸드코트에 비빔밥과 덮밥 메뉴를 선보였다. 현지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TBK 소스로 맛을 표준화하는 사업모델을 실험한 것이다.

당시 더본코리아의 해외 전략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한식 메뉴를 컨설팅하고 미국에서는 동·서부 거점 테스트와 현지 유통사 협력을 추진하는 단계였다. 대만에서는 까르푸·코스트코와의 협업, 중국에서는 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활용한 단체급식 시장 진출 등을 계획했다.

◆캐나다 외식 매장부터 소스 유통까지 '투트랙'

약 1년이 지난 현재 더본코리아의 글로벌 전략은 북미 현지 기업과의 사업 협력으로 진전됐다.

더본코리아가 MOU를 체결한 썬레이그룹은 메리어트·힐튼·하얏트 등 글로벌 브랜드 호텔 약 80개를 캐나다에서 운영하는 기업이다. 양사는 썬레이그룹이 토론토 광역권 마컴에서 운영 중인 매장을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로 전환하기로 하고 브랜드 선정과 운영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마컴 매장을 단일 가맹점으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썬레이그룹이 보유한 호텔과 상업시설에 더본코리아의 다른 외식 브랜드를 추가로 출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해외 가맹 희망자를 개별적으로 확보하던 기존 출점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이 보유한 시설과 사업망을 활용해 여러 매장과 브랜드를 동시에 확대하는 모델이다. TBK 소스를 매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외식사업 기반을 함께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기존 소스 수출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지 식품 유통망 확보에도 나섰다. 백 대표는 캐나다 대형 식품 유통기업 2곳의 경영진을 만나 TBK 소스와 더본코리아 제품의 판매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캐나다 한인 식품 유통기업과는 마트 내 더본코리아 상품 기획전과 푸드코트 팝업스토어 운영, 직영 식당에서 TBK 소스를 활용한 메뉴 개발 등을 협의했다. 해당 기업이 보유한 식당 유통망을 통해 TBK 소스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대형 식품 유통기업과는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TBK 소스를 공급하고 소비자 반응과 판매 성과에 따라 취급 제품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외식업체에 공급하는 B2B 소스를 넘어 현지 소비자가 마트 등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판매 범위를 넓힌다. 지난해 TBK 소스 사업이 현지 셰프와 외식업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반 소비자와 가정식 시장까지 고객층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수출서 미국 현지 생산으로…공급망 전략도 변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생산 방식이다. 더본코리아는 미국 글로벌 종합식품기업과 협력해 홍콩반점에서 사용하는 B2B 소스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첫 품목은 탕수육 소스이며 향후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의 주요 메뉴 소스로 생산 범위를 확대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한 소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미국 생산시설을 북미 공급 거점으로 활용하는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하면 국내 수출 방식과 비교해 물류비와 공급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외식 매장이 늘어날 경우에도 소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브랜드 확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북미 소비자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현지 소비 방식과 입맛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고 협력사가 보유한 생산·유통망을 통해 일반 소비자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TBK 사업이 '소스 수출→레시피 제공→매장 컨설팅' 구조에서 '현지 생산→외식 브랜드 출점→소매 유통→HMR 개발'로 확장되는 셈이다.

다만 현재 북미 사업은 MOU 체결과 유통 협의, 현지 생산 추진 등 실행 초기 단계다. 실제 매장 전환과 추가 출점 규모, 소스 생산량 및 유통 매출 등 구체적인 성과를 입증하는 과정은 남아 있다.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제시한 2030년 해외 매출 1000억원 목표 달성 여부도 북미 사업의 안착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가 해외 현장에서 직접 발굴한 사업 기회가 현지 기업과의 구체적인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및 제품 개발 역량에 현지 기업의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외식 브랜드 출점부터 제품 생산과 유통까지 글로벌 사업 성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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