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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면접교섭 중 비양육자의 비방…면접교섭 제한할 수 있을까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8.14 14:41:01
[프라임경제] 이혼했다고 해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도 자녀를 정기적으로 만나고 연락할 수 있고, 자녀 역시 부모를 만날 권리가 있다.

그런데 면접교섭을 다녀온 아이가 갑자기 "아빠가 엄마 때문에 이혼했다고 했어", "엄마가 나를 잘못 키우고 있대" 등의 말을 반복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면접교섭 과정에서 상대방 부모를 계속 비난하거나 자녀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면 면접교섭을 제한할 수 있을까.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한 뒤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다. 파주시에 거주하는 B씨는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나 김포시 등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면접교섭을 다녀온 자녀가 "엄마는 공부만 시킨다", "아빠는 엄마가 나를 잘못 키우고 있다고 했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두 번의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됐고, 자녀는 점차 엄마의 양육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부모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했다. A씨는 B씨의 면접교섭을 줄이거나 제한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민법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면접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면접교섭은 단순히 부모가 아이를 만나는 시간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원만한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다. 

따라서 부모 사이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하기는 어렵다. 가정법원도 원칙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을 보장하되,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면접교섭 과정에서 비양육자가 상대방 부모를 계속 비난하거나 자녀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경우다. 이혼한 부부 사이에 서로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을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자녀에게 전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비양육자가 자녀에게 "엄마 때문에 가정이 깨졌다", "아빠가 너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식의 말을 반복한다면 자녀는 부모 사이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하는지 혼란을 느끼고 심리적 부담을 받을 수 있다. 

법원도 비양육자가 면접교섭 과정에서 양육자를 근거 없이 비방하거나 자녀의 정서적·심리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경우에는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는 사정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두 번의 부적절한 말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면접교섭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면접교섭을 제한할 것인지는 결국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자녀의 나이와 의사,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 문제되는 발언이 얼마나 반복됐는지, 그로 인해 자녀에게 실제 정서적 변화가 나타났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면접교섭을 전면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면접 횟수나 시간을 조정하거나 장소와 인도방법을 변경하는 등 면접교섭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혼전문변호사와 면접교섭 문제를 상담할 때에도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다는 주장만 하기보다는 자녀가 면접교섭 전후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비슷한 일이 얼마나 반복됐는지, 문자메시지나 상담자료 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혼한 부모의 관계는 끝날 수 있어도 자녀에게는 여전히 두 사람 모두 부모다. 면접교섭은 상대방에 대한 불만을 자녀에게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이어가는 시간이어야 한다. 부부가 헤어진 이유를 놓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판단까지 아이에게 맡길 필요는 없다. 면접교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옳았는지를 아이에게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모의 갈등에서 한 걸음 떨어져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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