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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완승'···법원 "수리선 출거 중 엔진 불능 사고는 선주 책임"

그리스 선주사 102억 원 청구 전액 기각…美 연방법원 판결 맥락과 유사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6.08.14 12:01:16

HJ중공업 부산 영도 조선소 전경.ⓒHJ중공업

[프라임경제] 해외 선주가 HJ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102억원대 손해배상청구가 전액 기각됐다. 오히려 법원은 HJ중공업이 입은 피해 가운데 8억여원을 선주 측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리를 마치고 건선거(도크)를 빠져나오던 외국 선박이 주기관 고장으로 주변 시설과 타 선박을 연속 충돌한 사고에서 법원이 선주 측이 직접 맡은 엔진 정비를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46부는 지난 12일 수리선 '헬라스 포세이돈호' 충돌 사고와 관련해 그리니치쉬핑에스에이(선주사)가 HJ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선주 측이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반면 HJ중공업이 선주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에서는 청구액 14억4228만원 가운데 8억1601만원을 선주가 배상하라고 했다.

사고는 2020년 12월30일 건선거 수리를 마친 헬라스 포세이돈호의 출거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엔진 수리는 선주 측이, 나머지 선박 수리는 HJ중공업이 맡았다.

수리 완료 후 출거하던 중 주기관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선박이 강풍에 밀려 안벽과 작업선, 예인선, SK 돌핀부두를 잇달아 충돌했다.

선주 측은 이후 "HJ중공업 선거장의 안전조치와 예인선 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약 626만달러와 10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출거 과정에서 발생한 엔진 미작동의 책임 소재였다.

HJ중공업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에스엔케이는 "선주 측이 직접 수리한 엔진은 도크 내에서 점검 완료를 확인한 뒤 출거했다"며 "엔진 가동 예정 지점에서 주기관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선주 측의 관리·책임 범위"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HJ중공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美 판례도 '작업·관리 주체' 책임 판단 핵심…HJ "우발채무 리스크 헤소"

해외 해사판례에서도 선박 사고의 책임은 사고 장소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설비의 정비·관리 주체와 사고 원인 사이의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미국 연방법원은 'United Distillers of America v. T/S Ionian Pioneer' 사건에서 선박의 조타장치 결함을 알고도 충분히 수리하지 않은 채 운항해 좌초 사고가 발생하자 선주의 감항성 확보 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법원은 조타장치의 노후·결함과 선주의 점검·수리 의무를 사고 원인과 직접 연결해 판단했다.

또 'Todd Shipyards Corp. v. Turbine Service' 사건에서도 법원은 선박 수리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 책임을 지우기보다 터빈 수리 과정의 구체적인 작업 주체와 결함 발생 원인을 따져 각 당사자의 책임을 판단했다. 수리조선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해당 설비가 누구의 작업·관리 영역이었는지가 책임 판단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수리선 출거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조선소가 모든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직접 원인과 당사자별 수리·관리 범위를 구분해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통해 장기간 이어져 온 논란을 종식하고 경영 불확실성과 우발채무 리스크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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