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오롱제약이 2023년 흡수합병한 플랫바이오를 3년 만에 다시 떼어낸다. 신약개발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약가 제도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보다 신약개발 사업의 운영 효율을 우선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제약은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티온엑스바이오를 설립한다. 분할 비율은 코오롱제약 45.63%, 티온엑스바이오 54.37%이며, 분할기일은 오는 10월1일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2023년 흡수합병했던 항암신약 개발사 플랫바이오를 3년 만에 다시 독립시키는 형태다. 당시 코오롱제약은 개량신약과 제네릭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에 항암신약을 더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제약 제조·판매와 바이오 신약개발의 사업 특성이 뚜렷하게 달랐다. 의약품 사업은 생산과 영업 중심의 운영이 중요한 반면, 신약개발은 임상 단계와 연구 성과에 따라 투자와 전략을 빠르게 조정해야 하는 만큼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신약은 티온엑스바이오, 제약은 코오롱제약
분할 이후 역할도 명확하게 나뉜다. 코오롱제약은 기존 의약품 제조·판매 사업을 유지하고, 티온엑스바이오는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전담한다. 신설법인은 현재 코오롱제약 신약개발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선진 사장이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주목할 부분은 R&D 기능 전체를 떼어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오롱제약 연구소는 존속회사에 남아 정제 등 기존 의약품의 제형 개선과 제품 연구를 이어간다. 반면 플랫바이오에서 넘어온 바이오 신약 조직과 파이프라인만 티온엑스바이오로 이전된다.
이에 따라 기술이전(LO)과 공동개발, 후속 임상, 투자 유치 등 신약사업에서 발생하는 성과는 신설법인의 기업가치에 직접 반영될 전망이다. 분할 공시에서도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각 사업의 성과와 기업가치를 독립적으로 높이겠다는 점을 분할 목적에 명시했다.
◆업계는 통합, 코오롱은 분리…엇갈린 R&D 전략
이번 결정은 최근 제약업계의 사업 재편 방향과 대비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사업과 연구개발 역량을 한 법인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100% 자회사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한 데 이어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합병했고, 휴온스도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사업 역량을 본체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및 약가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는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반영된다. 신약개발 조직을 보유하는 것이 인증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코오롱제약은 이번 분할에서 이 같은 제도적 요건보다 신약개발 사업의 운영 효율성과 의사결정 속도에 무게를 뒀다.
특히 티온엑스바이오가 신약개발 조직과 관련 파이프라인을 별도 법인으로 가져가면서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임상개발 등 신약사업의 성과와 책임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분할의 특징이다. 다만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만큼 향후에는 실제 신약개발 성과를 통해 독립적인 기업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