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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톤 석탄재 여수로 반출…주민들 "운반 적법성·비산먼지 자료 공개해야"

주교면 주민들, 반출 중단·민관 합동조사 요구…보령시 예방적 관리행정 촉구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08.13 08:32:52
[프라임경제]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주변에서 수십 년간 생활해 온 충남 보령시 주교면 주민들이 석탄재 반출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단순한 생활민원을 넘어 폐기물 운반의 적법성, 비산먼지 발생 가능성, 주민 건강,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쟁점이 확대되면서 보령시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승용 보령시장. ⓒ 프라임경제


강신복 주교면 이장협의회장은 지난 12일 엄승용 보령시장이 주교면에서 마련한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보령화력 회처리장에 매립된 석탄재 반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강 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반출 물량은 약 60만톤이다.

주민 측은 회처리장에 매립된 석탄재가 보령 시내를 거쳐 전남 여수까지 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석탄재를 파내고 차량에 싣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입자와 분진, 그리고 일반 덤프·덮개 차량을 이용한 운반 방식의 적정성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14조는 폐기물의 수집·운반·보관·처리 방법을 별표 5의 기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기물의 성상과 비산·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한 운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단순히 "법적 기준을 지켰다"는 설명만으로는 안전성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당 석탄재가 '흩날릴 우려가 없는 폐기물'에 해당한다면 이를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함수율과 성상분석 결과, 비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자료 등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근거로 문제가 없는지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객관적인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석탄재 반출을 우선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보령시와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실태조사도 제안했다. 조사 대상에는 폐기물 전자정보처리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의 인계·인수 내역을 비롯해 차량별 반출 전표, 운송 차량과 운반 방식, 비산먼지 발생 여부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제되지 않은 석탄재는 우선 반출하지 않고 정제 과정을 거친 뒤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운송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논란은 석탄재 운반에만 머물지 않았다. 주민들은 발전소 석탄저장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주변 주택과 농경지로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강 회장은 사진 자료 등을 제시하며 석탄의 저장·하역·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주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주민 참여형 환경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의 불신에는 발전소 주변에서 장기간 누적된 환경 부담에 대한 문제의식도 깔려 있다.

강 회장은 "보령화력 주변 주민들은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40여 년간 석탄분진과 비산먼지, 대형차량 통행 등 각종 불편을 감내해 왔다"고 지적했다. 주민 측은 또 충남도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자료를 근거로 일부 주민에게서 비소 수치와 암 발생 위험 관련 지표가 높게 조사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해당 건강 지표만으로 석탄재 운송이나 보령화력발전소와 특정 질환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주민들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조사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환경과 건강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장기적인 추적조사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요구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석탄재가 이미 외부로 반출된 이후 문제가 확인될 경우 원상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적정성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반출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석탄재 성상자료 △반출 물량 △운반 방식 △차량 운행기록 △비산먼지 관리자료 등을 공개하고 보령시와 주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가 없다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운반 방식이나 관리체계를 개선하면 된다는 논리다. 특히 발전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과 지방정부가 주민의 환경·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령시 역시 단순히 발전소와 주민 사이에서 민원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 아니라 폐기물 운반이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비산먼지 저감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주민 건강에 추가적인 환경 위험요인이 없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보령화력이 지난 40여 년간 지역경제와 국가 전력 공급에 기여해 왔다는 점과 별개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부담까지 주민들이 무조건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강 회장은 엄승용 시장에게 보령화력의 석탄재 반출을 우선 중단한 뒤 객관적인 합동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장기적으로 주민대표와 보령발전본부가 참여하는 환경감시체계와 상생협약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공은 보령시로 넘어왔다. 약 60만톤에 달하는 석탄재가 계속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하겠다'는 사후 행정에 머물 것인지, 반출 과정과 환경·건강 영향을 먼저 확인하는 예방 행정에 나설 것인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자신들이 마시는 공기와 농경지 옆을 오가는 폐기물이 안전한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검증 절차다. 40여 년간 발전소와 함께 살아온 주민들에게 이러한 설명과 검증조차 제공하지 못한다면 '상생'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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