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상위법 무시하고 '비위 직원 징계시효·기록' 임의 단축 적발

교통사고 처리 끌면 처벌 면제, 성비위 기록 말소는 '9년→4년' 반토막...징계 규정 임의 완화로 공직 기강 해이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08.11 14:12:09
[프라임경제]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이 교통사고를 낸 직원의 징계 시효를 임의로 대폭 단축해 비위를 은폐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고, 성비위 등 중대 비위를 저지른 직원의 징계 기록마저 초고속으로 삭제해 준 사실이 대구시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전경. ⓒ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상위 법령을 무시한 채 비위 직원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한 공단의 느슨한 인사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12대 중과실 사고 내도 1년만 버티면 장땡?…구멍 숭숭 뚫린 '고무줄 징계'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단은 특별교통수단(나드리콜) 운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 처리에 대해 내부 관리내규를 적용하면서 처분 기준을 '사고 발생일로부터 1년 이내'로 한정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인사·조직 운영기준'과 공단 자체 '인사규정'에 명시된 일반 비위 행위의 징계 시효는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이다. 그러나 공단은 하위 규범에 불과한 '내규'를 통해 교통사고 직원에 대해서만 이 시효를 1년으로 대폭 줄여주는 특혜를 베풀었다.

이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와의 보험 합의 등 최종 사고처리 종료까지 평균 200~300일 이상, 길게는 1년 가까이 소요된다. 

실제로 사고 발생부터 종료까지 A씨는 359일, B씨는 256일이 걸렸다. 만약 보험 처리가 조금만 지연되어 1년이 지나버리면, 아무리 심각한 사고를 냈더라도 내규상 처분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황당한 구조다.

심지어 형사처벌 대상인 '12대 중과실 사고'를 일으켰다 하더라도 사고 발생 후 1년만 지나면 사실상 책임을 묻기 어려워진다. 

일반 직원의 비위에는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특정 직군의 차량 사고에는 솜방망이 처벌조차 면제해 주는 불평등하고 불투명한 시스템을 고수해 온 셈이다.

성비위 징계 기록도 '초고속 삭제'…면죄부 주는 공단

더 큰 문제는 비위 직원의 징계 기록을 지워주는 '기록 말소 제도'마저 과도하게 완화해 운영했다는 점이다.

공단은 '인사규정'을 통해 강등 4년, 정직 3년, 감봉 2년, 견책 및 주의·경고는 1년만 지나면 인사기록카드에서 징계 기록을 완전히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정부 지침(강등 9년, 정직 7년, 감봉 5년, 견책 3년)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하로 단축된, 그야말로 '특혜성 기준'이다.

이러한 '초고속 세탁' 구조 속에서는 성비위와 같은 중대 비위를 저질러 견책 처분을 받더라도, 승진제한 기간(6개월)이 가산되는 것과 무관하게 징계 처분이 끝나자마자 인사 기록이 깨끗이 지워질 수 있다. 

상습 비위 행위자가 발생하더라도 과거의 행적을 추적해 가중 처벌하거나 인사 관리에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2년 이내 3회 이상 경고 시 징계의결 요구'라는 내부 규정이 있음에도, 경고 말소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해 놓아 반복적으로 위반 행위를 저질러도 누적 관리가 되지 않도록 방치했다. 규정 간의 앞뒤조차 맞지 않는 부실 행정의 극치다.

특히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나드리콜' 차량의 사고 징계 규정을 고의로 무력화했다는 점에 대해 시민들의 불안과 공분은 더욱 컸다.

한 시민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12대 중과실 사고를 내도 1년만 뻐기면 처벌을 안 받는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보험 합의 핑계 대고 시간만 끌면 면죄부를 주는 법이 어디 있나. 시민들이 안심하고 나드리콜을 탈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단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또 다른 비위 유형으로도 번졌다. 또 다른 시민은 "성비위를 저질러도 조금만 지나면 기록을 싹 지워주는 공무원 성역이 바로 여기였다. 일반 직장에서는 상상도 못 할 특혜다"고 꼬집었다.

징계와 그 기록 관리는 조직의 기강을 확립하고 공정한 인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다. 공단은 이를 스스로 무력화함으로써 징계의 예방적·통제적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켰고, 비위 유형 간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대구시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 하위 내규를 즉각 정비하고 징계시효와 말소 제한기간을 상위 기준에 맞춰 엄정하게 재정립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2022년 대구환경공단과의 통폐합 과정에서 서로 다른 내규를 조율하느라 통합 절차가 제때 마무리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내부적으로 규정 변경 절차를 밟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징계 규정과 성비위 감경 제한 등 상위 법령 기준에 맞춰 개정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