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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BESS로 넓히는 북미 특수물류

LG엔솔 미국 내륙운송 하반기 3배 확대…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략 사업화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8.10 09:14:11
[프라임경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은 이차전지 특수물류의 무대를 북미로 넓히고 있다. 원자재 운송부터 완제품 배송, 폐배터리 회수·재활용까지 이차전지 공급망 전반을 겨냥해온 가운데 미국에서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BESS) 완제품 운송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BESS란 배터리를 활용해 남는 전력을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이를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저장고 시스템을 말한다. 불규칙한 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완하거나 재난·정전 시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춰 탄소 저감에도 기여하는 미래 주요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0일 올해 상반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BESS의 현지 내륙운송을 맡는다고 밝혔다. 하반기 운송량은 상반기의 세 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 현지 공장 출하분 가운데 상당량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수년간 준비해온 이차전지 특수물류 전략이 해외 현지 운송으로 이어진 사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3년 피에이산업개발·시몬느자산운용과 이차전지 및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주와 부산신항, 광양항에 원재료와 소재, 완제품,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다루는 특수화물 물류창고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차전지 공급망 전 영역을 물류사업 대상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이때 구체화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BESS를 미국 각지의 수요처로 배송하는 내륙운송 사업을 확대한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난해에는 이차전지를 신성장 사업으로 공식화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원자재 운송부터 완제품 배송, 폐배터리 회수·재활용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의 물류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4년 말 연간 170억원 수준이던 관련 매출을 2030년 6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한 전략이 이번에는 미국 내륙운송으로 이어졌다. BESS는 배터리를 탑재한 고가·고중량 화물인 만큼 일반 화물보다 운송 과정의 관리 수준이 높다. 파손 위험을 줄이는 운송 제어와 함께 미국 차량운송안전국(FMCSA)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춘 관리도 필요하다.

이런 특성은 물류업체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범용화물과 비교해 설비와 운영 경험, 규제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크고 화주 공급망과의 연계 수준도 높다. 특수물류가 일반 운송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자체 AI 물류 플랫폼 'Shiptte'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컨설팅 프로그램을 적용해 차량 운행 기록을 관리하고 운송 경로를 최적화했다. 리포트와 인보이스 작성 등 관련 업무도 자동화했다.

상반기 운송을 시작한 뒤 하반기 처리 물량이 세 배로 늘어난다는 점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 현지 공장 출하분의 상당량을 맡으면서 미국 BESS 운송 사업의 규모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시장 여건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에서 86GW 규모의 신규 유틸리티급 발전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저장장치는 28%인 약 24GW를 차지한다. 지난해 추가된 15GW보다 60% 늘어난 규모다. 최근 5년간 미국 전력망에 추가된 배터리 저장설비만 40GW를 웃돈다.

BESS 보급 확대는 생산 이후 물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발전사업자와 에너지 사업자의 프로젝트 현장까지 운송해야 하는 만큼 생산거점과 최종 수요처를 잇는 내륙운송망의 역할도 커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북미 물류 기반도 넓혀왔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동시에 2024년 멕시코 법인을 설립했다. 미·중 갈등 이후 생산거점 재편과 국경 간 물동량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번 BESS 운송은 기존 북미 네트워크에 이차전지 특수물류를 결합한 사례다. 국내 택배와 일반 포워딩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산업물류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기반으로 고객과 취급 품목을 얼마나 넓힐지가 중요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구상하는 이차전지 물류사업은 완제품 운송에 그치지 않는다. 원자재와 소재부터 생산된 배터리의 운송, 사용 후 배터리 회수와 재활용까지 공급망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BESS 내륙운송을 통해 쌓은 운영 경험이 다른 배터리 제품과 화주로 이어질 경우 북미 특수물류 사업의 외연도 넓어질 수 있다. 배터리 공급망이 북미 현지 생산 중심으로 재편될수록 생산시설과 최종 수요처를 연결하는 육상 운송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2023년 전용 물류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차전지 전략은 지난해 성장 목표 구체화에 이어 올해 미국 BESS 운송으로 이어졌다. 하반기 물량 확대 이후 고객과 취급 품목을 얼마나 넓히느냐가 북미 특수물류 사업의 성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첨단 물류 역량과 현지 대응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다"라며 "이를 발판 삼아 북미 고부가가치 물류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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