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DGIST-스탠퍼드대 공동 연구팀, 빛으로 신경 신호 끄고 다시 살리는 신기술 개발

시냅스 신호 전달 선택적 제어·자연 회복 가능한 'LATeNT' 구현…뇌질환부터 인슐린 분비 조절까지 활용 기대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08.06 08:47:19
[프라임경제] 빛을 활용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분자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DGIST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 연구팀. (앞줄 왼쪽부터) 엄지원 교수, 김동욱 박사, (뒷줄 왼쪽부터) 전영현 연구원, 김병찬 박사과정생, 김현호 박사. ⓒ DGIST


이번 기술은 특정 신경회로의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향후 뇌질환과 대사질환 치료 연구에도 새로운 연구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DGIST(총장 이건우)는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 엄지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앨리스 팅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광반응 기반 분자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LATeNT는 특정 파장의 빛이 조사될 때만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빛을 제거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 기능이 회복되는 가역적 제어 시스템이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이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성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면, LATeNT는 시냅스 단위에서 신호 전달 자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는 기억과 학습, 감정 형성 등 다양한 뇌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구조다. 시냅스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우울증과 불안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여러 신경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연구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돼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특정 시냅스의 기능을 장시간 억제한 뒤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는 기술이 충분하지 않아 연구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진은 파상풍 신경독소와 광감응 단백질인 LOV(Light-Oxygen-Voltage)를 결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청색광이 조사되면 신경전달 과정에서 필수적인 VAMP2 단백질이 선택적으로 절단되면서 시냅스 신호가 차단되고, 광자극을 중단하면 약 24시간 이내에 신경전달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특성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팀은 생쥐 해마에 존재하는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에 LATeNT를 적용한 결과, 약한 청색광만으로도 강력한 신경전달 억제 효과가 나타났으며 해당 신경세포가 불안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기존 광유전학 기법보다 억제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기술의 활용 범위를 신경과학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LATeNT를 췌장 베타세포에 적용한 결과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대사질환과 면역질환 연구,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구축 등 다양한 생명공학 분야로 응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엄지원 교수는 "LATeNT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플랫폼"이라며 "향후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를 이용한 유전자 전달기술이나 약물 전달 시스템과 결합할 경우 신경질환은 물론 암과 대사·면역질환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차세대 정밀치료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DGIST와 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참여했다. 노희광 박사와 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2026년 7월3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