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3년을 이어온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계약을 접었다. UAM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시장 환경 등이 이전과 달라져서다. 선택과 집중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영국 UAM 전문기업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VA)와 체결했던 4548억원 규모의 부품 개발·공급 계약을 합의 해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0월 VA가 개발 중인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VX4'에 탑재될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과 전기식 작동기 공급 계약을 맺은 지 약 3년 만이다.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은 모터 동력을 프로펠러로 전달하고, 비행 방향과 추력을 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식 작동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모터의 회전 동력으로 UAM 동작을 제어하는 장치다.
당초 VA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VX4를 개발 중이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6년까지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용화 시점이 밀리면서 계약 해지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계약 체결 후 계약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지만, 최초 사업 목적 대비 시장 환경과 추진 방향이 변화함에 따라 전략적 판단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서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협력관계 유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향후 협력 기반은 남겨뒀다.
이번 계약 해지를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사업 재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3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우주와 함께 UAM을 포함한 '뉴모빌리티'를 3대 사업 방향으로 내세운 바 있다.
방산·우주가 실적을 견인하는 상황 속 상용화가 아직 불투명한 UAM에 계속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확실한 성과에 나오는 영역에 힘을 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2분기 영업이익 1조36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시장 환경과 사업성을 종합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차원이다"며 "핵심기술 역량과 관련한 사업 기회는 지속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UAM을 아예 포기한다기보다, 확실한 승산이 보일 때까지 투자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계약 해지는 '안 되는 사업을 접는다'는 결단보다는, '되는 사업에 몰아준다'는 선택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방산·우주 사업에서 벌어들인 실탄을 어디로, 얼마나 더 집중시킬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음 행보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