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가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지적하며 '투자 부적격 시장'으로 평가하자 금융당국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블룸버그가 제시한 반대매매 계좌 수 등 일부 통계는 사실관계와 맞지 않고 출처도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국내 증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통해 "한국이 근거가 불분명한 수치에 기반해 투자 부적격 국가로 평가될 우려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한국 역시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해당 칼럼은 한국 증시를 올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우면서도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규정했다. 특히 코스피가 27거래일 만에 약 40% 급락한 것을 두고 지난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와 비견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5월 말 출시가 승인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지목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동안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금융위는 블룸버그 칼럼이 인용한 통계부터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칼럼에서는 강제 청산된 증권계좌가 36만개에 달한다고 언급했지만,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융자와 미수를 합한 지난 6월 반대매매 계좌는 일평균 약 3000개 수준이었다.
금융위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인용된 통계가 사실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출처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와 증시의 기초체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에도 선을 그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경상수지, 상장기업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경제 펀더멘털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에 힘입어 코스피 상장기업의 실적 전망도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합산한 올해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은 지난 3월 말 644조원에서 4월 말 854조원, 5월 말 912조원으로 증가했다.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22일 930조원에서 7월 말 975조원, 이달 4일에는 978조원까지 확대됐다.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던 당시보다 기업 이익 전망이 높아진 만큼 국내 증시의 성장 기반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내외 다수 투자은행(IB)도 한국 증시의 견조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만 비롯됐다는 분석에도 반박했다. 금융위는 "6월 중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이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최근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본예탁금 상향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대책도 시행하고 있다. 관련 상품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12조4000억원에서 이달 4일 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6월25일 기록한 최고치인 19조4000억원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줄어든 규모다.
금융위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국내 증시의 복원력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은 글로벌 AI 시장의 대체 불가한 공급망이자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며 "정부는 시장 안정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