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어느 센터에서 선발됐든 전국 IBK창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센터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창공 사업을 어떻게 고도화할지 함께 고민합니다."

(좌측부터) 윤재희 IBK창공 구로 공장장·김용준 마포 공장장이 인터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상준 기자
김용준 IBK창공 마포 공장장(센터장)·윤재희 구로 공장장(센터장)이 설명한 IBK창공의 운영 원칙이다. 센터별로 공동운영사(AC) 및 지역적 특성은 다르지만, 기업을 육성할 때는 전국 센터가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인다는 의미다.
IBK창공은 IBK기업은행(024110)이 지난 2017년 시작한 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정부 부처의 별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사업이 아닌 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한다. 현재 전국 총 6개 센터(마포, 구로, 부산, 대전, 광주, 대구)에서 반기마다 약 100개 기업을 선발·육성하고 있디. 지금까지 누적된 창공 기업은 1300개사를 넘어섰다.
초기 단계의 다양한 혁신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선발된 약 100개 기업 중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기업이 약 20%, 시드부터 프리시리즈A 단계가 약 70%, 시리즈A 이상 기업은 약 10%를 차지한다.
산업별로는 인공지능과 디지털·융복합 서비스 기업이 약 50%로 가장 많다. 제조·소재부품장비·딥테크 기업이 30%, 바이오·헬스케어와 에너지·환경 등 나머지 산업 분야가 약 20%를 구성한다.
김 공장장은 "창공 사업이 9년가량 이어지면서 지원 기업의 수준과 경쟁률이 함께 높아졌다"면서도 "이미 성장한 기업보다 아직 도움이 필요한 초기기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숫자보다 가능성…'창공스러움' 찾는다
두 공장장이 기업을 평가할 때 강조한 단어는 '창공스러움'이다. 기술성과 시장성, 산업성 등 기본적인 요소를 평가하되 재무 수치만으로 기업의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윤 공장장은 "재무구조만 볼 것이라면 재무제표부터 확인하겠지만, 창공은 사업소개서를 먼저 읽는다"며 "아이템과 기술력, 구성원 등 다른 곳에서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살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발한 아이디어와 혁신성, 현재보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바로 창공스러움"이라며 "이미 완성된 기업만 뽑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전체적으로 이해한 뒤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공장장도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기업, 전문성을 갖춘 팀 등 기업마다 각자의 강점이 있다"며 "가능성 있는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성장을 돕는 것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공은 기업을 가장 앞단에서 발굴해 금융과 투자로 연결하는 생산적 금융의 출발점"이라며 "단순한 금융기관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넘어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까지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BK창공 구로·대전센터가 지난 6월30일 공동 개최한 '오늘은 뷰티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스타트업 성장 전략 강연을 듣고 있다. = 홍재현 기자
◆센터별 칸막이 없애고 전국 프로그램 공유
센터별로 특정 산업군을 의무적으로 선발하는 별도의 쿼터는 없다. 다만 센터 위치와 공동운영사(AC)의 전문성에 따라 선발기업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대전센터에서는 연구 기반 딥테크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이 선발된다. 구로센터에서는 공동운영사의 푸드테크·농식품 분야 육성 역량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 분야의 기업 지원이 활발하다.
선발 이후에는 센터 간 경계가 사실상 사라진다. 각 센터가 기획한 산업 분야별 네트워킹, IR, 오픈이노베이션 및 벤처캐피탈 상담회 등은 전국 창공기업에 개방된다. 최근 구로센터와 대전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뷰티테크 네트워킹 행사도 전국 센터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윤 공장장은 "한 센터의 기업으로 선발됐더라도 다른 센터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대부분 참여할 수 있다"며 "각 운영사가 가진 전문성과 기획력을 모든 창공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김 공장장은 "센터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같은 창공기업이 누리는 혜택은 동일해야 한다"며 "운영사들도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체 창공기업이 시너지를 누릴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센터에서 부러운 점도 하나씩 꼽았다.
윤 공장장은 "마포는 IBK창공 1호 센터라는 상징성이 있고 창업 유관기관도 몰려 있어 부럽다"면서도 "그만큼 맏형 역할을 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라고 말했다.
김 공장장은 "구로는 운영사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다보니 기업들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부럽다"고 화답했다.
서로 다른 장점을 인정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는 센터 간 경쟁보다 협업을 중시하는 창공의 분위기가 드러났다.
◆월 매출 100억원 아워박스…20억원 기업가치 360억원으로
센터에서 발굴한 기업들의 실질적인 성장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IBK창공을 통해 성공적으로 스케일업을 마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거나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늘고 있다.
구로센터의 대표적인 사례는 구로 3기 아워박스다. 콜드체인 기반 풀필먼트 사업으로 출발한 아워박스는 현재 월 매출 약 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266억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내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한, 윤 공장장은 대형 성장 사례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결고리를 직접 만들어줬을 때 더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한 기업이 기업은행 유관부서와의 미팅을 원해 여러 부서에 계속 연락했지만 처음에는 협업 수요를 찾기 어려웠다"며 "끝까지 연결할 곳을 찾은 결과 실제 미팅이 성사됐고 협업 논의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육성 기간이 끝난 뒤 대표가 '공장장님이 우리 공장장님이라서 좋았다'고 말해준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용준 센터장은 마포 13기 해양드론기술을 대표 성장 기업으로 꼽았다. 이 기업은 2024년 하반기 선발 당시만 해도 기업가치는 약 15억원으로 평가됐다. 이후 IBK창공의 멘토링과 IBK금융그룹의 투자를 거쳐 최근 기업가치는 약 20배 이상 상승했다. 매출은 선발 전보다 3~4배, 고용은 약 2배 증가했다. 대만과 일본. 필리핀 수출계약 등 해외시장 진출도 이뤄졌다.
김 공장장은 "기술력과 사업성이 있지만 성장에 필요한 유동성이 부족했던 기업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례"라며 "육성과 투자가 매출과 고용, 해외진출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IBK가 추구하는 생산적 금융의 방향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IBK창공은 수료기업의 성장도 계속 추적한다. 정기적으로 성과와 애로사항, 금융지원 수요를 조사하고 언론보도와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매출·투자·고용 등 변화를 확인한다.

김용준 IBK창공 마포 공장장이 마포 17기 입소식에서 선발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IBK창공
◆"창공,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성장을 위해 함께 고민"
두 공장장은 IBK창공을 투자를 받기 위한 프로그램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공장장은 "창공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화에 도전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투자를 넘어 IBK창공의 일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기업과 전문가, 금융기관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자 힘으로 사업화하기 어려운 부분을 함께 풀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창공의 일원이 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윤 공장장은 현재 육성 중인 구로 16기 기업들을 "20명의 자녀"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업들이 저를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20명의 자식을 키우는 기분"이라며 "사업을 하면서 함께 고민할 사람이 필요하거나 누군가의 조언과 연결이 필요할 때 창공을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이나 대가를 따지기보다 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조언자이자 주선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