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제철(004020)이 3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성적표에는 명암이 뚜렷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6조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43.3% 급감했다.
원재료 가격과 부대 비용 상승, 건설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불황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오는 9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첫 삽을 뜨는 초대형 제철소를 중장기적 반등의 승부수로 꺼내든 모습이다.
우선 2분기 매출 증가는 봉형강 제품 판매량 확대와 주요 제품 가격 상승이 견인했다.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하반기부터 국내 첨단 산업 투자 확대와 건설 시황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차입금·부채비율은 미국 제철소 신규 투자 여파로 일시적으로 상승한 상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무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진짜 승부처는 미국이다. 루이지애나 주에 짓는 저탄소 전기로 일관제철소는 총 58억달러(약 8조2000억원)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포스코그룹, 현대차·기아와 합작법인을 꾸려 투자 부담을 나누는 구조를 택했다.
물론 단기적인 목표는 아니다. 이 제철소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며, 2029년 상업 생산이 시작된다.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차그룹의 북미 공급망이 한층 안정되는 것은 물론, 고율의 대미 철강 관세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의 실적 부진을 감수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베팅한 셈이다.
미국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는 인공지능(AI)·에너지 핵심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연계된 인프라 건설 수요를 겨냥, 반도체 팹(Fab) 조기 완공·추가 투자 계획에 필요한 철강재 전 제품 포트폴리오로 추가 수주를 노린다.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는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연초 데이터센터 등 전력 인프라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한 현대제철은 신규 데이터센터향 철강재 7건을 수주했다.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확충 사업의 철강재를 일괄 수주하겠단 방침이다.
원전 시장 대응도 빠르다. 차세대 원전 격납용기용 후판 개발과 양산 체계를 마쳤고, 3분기 중 고객사 샘플 공급에 나선다.
고부가가치 소재 국산화도 순항 중이다.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에 발맞춰 파워트레인용 고내구성 소재를 국산화해 일부 차종에 이미 적용됐다. 수입 동종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춰 적용 차종을 늘려갈 계획이다. 항만·제철소향 고강도 크레인 레일도 수입재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AI, 에너지 산업 핵심 소재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통해 신규 수요를 선점할 것이다"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루이지애나의 첫 삽이 현대제철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