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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위는 승진, 1배수는 탈락"···신용보증기금, '깜깜이' 인사위로 4년간 740명 사전 내정

'지역·본지점·기수 안배' 이유로 정당한 승진 대상자 50명, 사전 무더기 탈락...서열명부·성과지표 감춘 '깜깜이' 심의에 외부위원조차 없는 '그들만의 인사위'로 승진 사전 내정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08.01 11:25:12
[프라임경제] 신용보증기금이 최근 4년간 승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승진 대상자 수백 명을 미리 정해두고, 인사위원회를 형식적인 '거수기'로 운영해 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신용보증기금 본사 전경. ⓒ 신용보증기금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신보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정기 승진인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인사위원회 개최 전 이사장 보고를 통해 승진 대상자를 사전에 내정하고, 승진 가부(O/X)가 미리 표시된 심사안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 기준 무시하고 '내정'… 승진 1배수 후보자도 멋대로 탈락

관련 법령과 경영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승진 심사 전 구체적인 기준을 미리 공시하고, 객관적인 인사자료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승진자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신보는 내부 공시된 승진심사기준과 별도로 이사장 결재만 받은 비밀 세부기준을 만들어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공시 기준상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고 승진 1배수(일반승진 대상)에 해당하는 직원 총 50명이 '지역·본지점·기수 균형조정' 등의 사유로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승진에서 사전에 제외됐다.

반면, 발탁승진 심사대상자(승진 2~3배수) 중 121명은 인사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승진 대상자로 사전 내정됐다. 

실제로 2025년 승진인사에서는 승진 1배수이자 자격요건을 갖춘 4급 직원 3명이 '균형조정'을 이유로 탈락한 반면, 명부 순위가 한참 뒤인 106위 직원이 동일한 '균형조정' 사유를 받아 3급으로 발탁 승진하는 등 일관성마저 상실한 태도를 보였다.

신보 인재경영부는 이처럼 모든 심사대상자 옆에 승진 가부(O/X)와 승진·제외 사유를 기재한 심사안을 작성해 인사위원회에 올렸다.

그 결과 최근 4년간 사전에 내정된 741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740명(99.9%)이 인사위원회에서 그대로 통과되어 최종 승진 임용됐다.

외부위원 '0명'…서열명부·성과지표도 안 보여준 '깜깜이' 심의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역시 심각하게 파행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지침상 공정성 확보를 위해 관련 전문가 등 외부위원을 포함해야 함에도, 신보는 전무이사, 상임이사, 인재경영부장 등 전원 내부 임직원으로만 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인사위원들에게 심사에 필수적인 서열명부나 업무성과지표, 다면평가 결과 등의 인사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위원들이 질의를 해도 전산 자료를 보여주지 않은 채 구두로만 간략히 설명하는 등 위원들이 충실한 심의를 할 수 없는 '깜깜이' 환경을 조율했다.

감사원은 "신보의 인사위원회는 정당한 심의를 거치기보다 이미 결정된 내정안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이로 인해 인사 운영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신용보증기금 측은 감사 결과에 대해 "사전 보고는 최종 임용권자인 이사장의 인사철학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속박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도, "향후 사전 O/X 표기 방식을 폐지하고 외부위원을 위촉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감사원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게 "향후 승진 대상자를 사전에 내정하는 등 승진 가부를 정해 인사위원회에 부의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외부위원 포함 및 객관적 인사자료 제공 등 승진인사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신용보증기금이 '청렴도 우수기관'이라는 화려한 간판이 무색하게 'O/X 사전 내정'이라는 인사 비리로 곯아터진 실태가 드러난 만큼, 추락한 인사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개선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외부 인사위원 전면 참여 확대와 승진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 등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강도 높은 쇄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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