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남도 서부권의 산업 및 농업 현장이 외국인 인력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지원할 출입국·외국인 행정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해 지자체와 지역 경제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규일 진주시장은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과 면담을 갖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의 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중단된 출장 민원서비스의 조속한 재개와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진주출장소 설치를 건의했다.
특히 서부경남의 중심도시인 진주시의 등록 외국인 수는 2026년 6월 기준 7554명으로 지역 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인근 거창·함양·산청·합천 등 5개 시·군을 합치면 등록 외국인만 1만2306명에 달한다.
여기에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계절근로자(E-8) 제도가 확대되면서 진주시의 경우 2022년 48명에 불과했던 계절근로자가 올해 2051명으로 무려 4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행정 수요와 달리, 외국인 등록 및 체류 기간 연장 등 기본적인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는 전무한 실정이다.
과거 2012년부터 주 1회 진주상공회의소에서 운영되던 출장 민원 서비스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후 수년째 방치돼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과 외국인 근로자, 사업주들은 매번 왕복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극심한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조규일 진주시장은 진주창업지원센터 내에 사무공간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인 지원책까지 제시하며 출장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주요 지자체 대비 현저히 뒤처진 서부경남 출입국 인프라
출입국 행정 거점의 불균형 문제는 타 시·도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경기 남부권의 경우 화성·평택 등 제조업 밀집 지역의 체류 외국인 급증에 대응해 일찌가지 출장소를 신설하거나 거점 출입국기관을 세워 행정 접근성을 확보했다.
충남권 역시 천안·아산 지역의 행정 수요를 반영해 세종·대전 등 인근 거점과의 연계를 강화했으며, 전남권 또한 목포출장소와 여수출장소 등을 분화해 도서·농촌 지역의 넓은 관할 구역을 보완하고 있다.
반면 경남권은 창원에 본소가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광범위하고 이동 거리가 길 수밖에 없는 서부경남 지역에 대한 행정 배려가 사실상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수도권 및 타 지자체들이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춘 맞춤형 출입국 인프라를 발 빠르게 확장하는 동안, 경남 서부권은 거대한 행정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민·행정정책 전문가들은 출입국 행정 인프라 구축이 단순한 주민 편의를 넘어 지역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민정책 한 전문가는 "지방 소멸 위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농촌과 지방 제조업의 핵심 동력은 이미 외국인 인력으로 이동했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관리와 합법적인 행정절차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인력 수급 불균형은 물론 불법체류 방치 등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주시는 출장소 신설을 민선 9기 핵심 공약 사업으로 지정하고 법무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