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8세대 아반떼에 안전과 승차감, 하이브리드 효율, 디지털 기술을 집중했다. 차체 크기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상위 차급에서 기대할 법한 기술을 준중형 세단에 폭넓게 적용하면서 아반떼의 상품 기준을 다시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29일 서울 서초구 아크 강남에서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The all new AVANTE Tech Day)'를 열고 신형 아반떼의 설계 방향과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신형 아반떼의 개발 방향은 '차급 너머의 경험(Beyond Class)'이다.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를 확대해 공간을 넓히고 차체 구조와 서스펜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봤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인공지능(AI)까지 적용해 차량의 물리적 성능과 디지털 경험을 함께 개선했다.
아반떼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를 이끄는 대표 준중형 세단이다. 판매 규모가 큰 만큼 새로운 기술을 소수 고가 모델에 머물게 하지 않고 대중 시장으로 확산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번 8세대 모델에 현대차 최초 안전 기능과 최신 하이브리드·소프트웨어 기술이 대거 적용된 배경이다.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에 전시된 디 올 뉴 아반떼. ⓒ 현대자동차
양유찬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MSV프로젝트1실장은 "아반떼는 오랜 시간 대중차의 기준을 끌어올려 온 현대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이다"라며 "디 올 뉴 아반떼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기존 강점인 디자인과 실용성, 효율성을 더욱 강화하고, 성능 개선과 첨단 디지털 사양 적용을 통해 차급 이상의 프리미엄 가치와 기술 경험까지 전달하는 글로벌 톱 티어 모델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차체 강성부터 승차감까지…안전·정숙성 전방위 강화
현대차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안전이다. 전면 범퍼 백빔에는 핫스탬핑 강판을 적용하고 좌우 길이를 늘려 차량 간 충돌 시 충격 에너지가 넓게 분산되도록 했다. 대시부에는 이중 보강 구조를 넣고 터널과 패널의 두께를 키워 정면충돌 때 승객 공간의 변형을 줄였다.
측면부도 B필러 내·외측 패널을 두껍게 만들고 사이드실에 이중 단면 구조와 벌크헤드를 적용했다. 충돌 하중을 차체 여러 방향으로 분산해 탑승 공간을 보호하기 위한 설계다.
1기가파스칼(GPa)급 이상 핫스탬핑 및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은 기존 52.6%에서 58.7%로 확대됐다. 차체 평균 인장 강도는 718MPa로 기존 모델보다 4.7% 높아졌다. 현대차는 이를 프리미엄 대형 세단 수준의 차체 강성이라고 설명했다.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에 전시된 차체 골격(BIW) 전시물. ⓒ 현대자동차
운전자의 오조작과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안전 기술도 추가됐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전자식 변속 레버(SBW) P단 긴급제동은 운전자가 P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가속을 제한하고 네 바퀴에 유압 제동을 가한다. 속도가 시속 1㎞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작동해 정차를 지원한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도 기본 적용했다. 정차 후 출발 과정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급하게 밟으면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작동시킨다.
일반도로까지 대응 범위를 넓힌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와 기억 후진 보조(MRA), 10에어백, 후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도 적용됐다. 사고 이후 탑승객을 보호하는 수동 안전과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능동 안전을 함께 강화한 구성이다.
차체가 커진 만큼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도 함께 다듬었다. 전륜 서스펜션에는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적용해 큰 차체 움직임과 잔진동에 각각 다르게 대응하도록 했다. 과속방지턱과 요철에서 발생하는 충격은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가 완화한다.
가솔린 2.0 모델의 후륜에는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내부 유체의 저항을 이용해 노면 충격을 흡수하면서 선회 시 필요한 좌우 방향 강성은 높였다. 전륜 스트럿 상단에는 4점 스트럿 링을 적용해 조향 응답성을 높였고, 차체 하부에는 터널 스테이를 추가해 코너링과 차선 변경 때 발생하는 차체 변형을 줄였다.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에서 미디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정숙성 개선 범위도 넓다. 플로어 카펫은 2중 레이어 구조로 바꾸고 대시 흡음 패드와 후륜 멤버 부싱을 개선했다. 윈드쉴드와 전석 도어에는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사용했으며 A·B필러와 사이드미러 주변의 실링 구조도 보강했다.
기존 아반떼가 날렵한 디자인과 민첩한 주행 감각에 강점을 뒀다면 신형은 충격과 소음을 걸러내는 능력까지 끌어올렸다. 준중형 세단에서도 승차감과 정숙성이 주요 구매 기준으로 자리 잡은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출력·연비 함께 높인 하이브리드…공간·AI 경험 확대
하이브리드 모델은 성능과 효율을 함께 높였다. 3세대 스마트스트림 1.6 GDI 엔진과 2세대 6단 DCT, 최고출력 45㎾ 구동모터, 1.49㎾h 배터리를 새롭게 조합했다.
엔진에는 배기 일체형 실린더 헤드와 연속가변 오일펌프, 350바 고압 연료분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유효 압축비도 높여 엔진 자체 연비를 약 2.9% 개선했다. 변속기는 구동모터를 반대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후진 기능을 구현했다. 기존 R단 관련 부품을 삭제해 무게와 마찰 손실을 줄였고 저마찰 볼베어링과 저점도 오일을 적용해 전달 효율도 높였다.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 현장 사진. ⓒ 현대자동차
시스템 합산 출력은 157마력으로 기존보다 16마력 증가했다. 현대차 연구소 시험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8% 단축됐고, 시속 80㎞에서 120㎞까지 추월 가속 성능은 16.7% 향상됐다.
17인치 휠 기준 연비는 기존보다 약 1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아직 정부 인증이 끝나지 않아 공식 연비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효율 개선은 파워트레인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신형 아반떼는 차체 주변의 공기 흐름을 다듬고 세미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과 엔진룸 풀 언더커버를 적용해 공기저항계수 0.26을 달성했다. 기존 가솔린 모델은 0.27, 하이브리드는 0.28이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실내 습도와 열부하에 따라 공조 장치를 제어하는 스마트 인테이크와 컴프레서 제어 로직을 적용했다. 시속 10㎞ 이하에서도 회생제동 범위를 넓혀 정차 직전 버려지던 에너지까지 회수하도록 했다.
차체는 기존보다 전장 55㎜, 전폭과 휠베이스가 각각 30㎜ 커졌다. 확대된 휠베이스와 얇아진 1열 시트, 루프 라인 최적화를 통해 2열 레그룸과 헤드룸, 숄더룸을 개선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479ℓ다. 적재고를 낮추고 트렁크 개방 폭을 기존보다 45㎜ 늘려 부피가 큰 물건을 싣고 내리기 쉽도록 했다.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 현장 사진. ⓒ 현대자동차
디지털 경험도 최신 현대차와 보조를 맞췄다. 14.6인치와 12.9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플레오스 커넥트,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 오픈형 앱 마켓을 적용했다.
이전까지 대형차와 전기차 중심으로 적용되던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아반떼까지 내려온 셈이다. 현대차가 아반떼를 가격과 효율을 앞세운 엔트리 세단에 가두지 않고 최신 기술을 가장 넓은 고객층에 전달하는 모델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아반떼는 고객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공간과 안전, 주행성능, 효율 전반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모델이다"라며 "더 많은 고객이 현대차의 진보된 기술을 친숙하게 경험하도록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랜저가 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가장 앞에서 보여주는 플래그십이라면 아반떼는 이를 대중 시장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충돌 안전과 오조작 방지, 승차감, 하이브리드 효율, 생성형 AI를 한 차에 묶은 신형 아반떼의 경쟁력은 기술의 개수보다 운전자가 일상에서 그 차이를 얼마나 분명하게 체감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