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산업의 패러다임이 바꼈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유통 마진을 줄여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판매 방식이다.
하지만 정성스레 농산물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 바로 '온라인 판매의 룰(Rule)'이다. 무심코 시작한 직거래가 예상치 못한 행정처분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간이과세자 등 소규모 통신판매업자 면제인 경우를 제외하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영리 목적의 판매를 하는 경우 통신판매업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 없이 영업을 지속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영업정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수확철에 잠깐 파는 것이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세무적인 문제도 결코 작지 않다.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사업자등록이 선행돼야 하므로 통신판매업 미신고 상태라는 것은 곧 '미등록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이는 탈세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추후 누락된 매출이 국세청에 적발될 경우 본래 내야 할 세금은 물론 무신고 가산세 등 세금 폭탄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SNS 플랫폼 자체에서도 미인증 판매자의 계정을 정지하거나, '쇼핑 태그' 기능을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판매 채널 자체가 막혀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세 번째 SNS 마켓의 가장 큰 취약점인 '신뢰' 문제이다. 통신판매업 신고를 마친 사업자는 SNS 프로필에 상호명, 대표자 성명, 사업자등록번호,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등을 명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게 된다.
반면 미신고 판매자는 신원 확인이 어렵고, 배송 지연, 농산물 부패 및 파손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체계적인 고객 서비스(CS) 대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단순 변심이나 생물 특성상 교환·환불 불가'라는 자체 규정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법상 농산물이라 하더라도 상품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미신고 상태에서 명백한 하자가 있는 상품까지 무리하게 환불을 거부하다가는 소비자 고발로 이어져 법적 처벌로 비화될 수 있다.
농업인이 온라인 유통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농업의 미래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다. 다만, 그 토대는 행정적, 법률적 검토 위에 탄탄히 세워져야 한다. 농산물을 땀 흘려 키우는 과정만큼이나 그것을 정당하고 안전하게 판매하는 과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작물을 길러내는 정직한 '농심(農心)'에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행정적 시선'이 더해질 때 비로소 농산업은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오늘 SNS 홍보영상 업로드를 하기 전에 나의 비즈니스가 법적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길 바란다.
김태훈 행정사 / 가든 행정사사무소 대표 행정사 / 대한행정사회 서울 서초지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