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개관 4개월을 맞은 대전 동구의 공공 영어교육시설 '글로벌 드림캠퍼스'가 존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데 이어 2027년부터는 운영비 전액을 동구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드러나면서 재정 건전성과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은 20일 대전시프레스협회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드림캠퍼스의 전면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운영 방식과 재정 부담에 대한 재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 대전시프레스협회
동구가 지난 21일 대전시프레스협회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드림캠퍼스 조성에는 옛 동구문화원 부지 리모델링비 49억6400만원과 자산취득비 10억원 등 총 59억6400만원이 투입됐다.
운영은 민간 교육기업인 정상제이엘에스(JLS)가 2025년 10월부터 2028년 9월까지 3년간 맡고 있으며, 올해 위탁운영비는 14억원 규모다. 문제는 위탁 계약 이후다. 올해와 내년까지는 대전시와 동구가 운영비를 절반씩 분담하지만, 2027년부터는 연간 14억원 이상의 운영비를 동구가 자체 예산으로 전액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사업비 규모를 둘러싼 설명도 엇갈리고 있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지난 20일 대전시프레스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투자비가 약 106억원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동구가 공개한 공식 사업비는 59억6400만원으로 약 46억원의 차이를 보여 투자비 산출 기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청장은 재정 상황을 이유로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민선 7기 말 약 400억원 규모였던 동구 안전기금이 민선 8기를 거치며 모두 소진됐고, 오는 9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서도 필수경비 7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드림캠퍼스가 당초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교육사업이라는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다며 사업의 방향성과 지속 여부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시설을 민간 교육기업이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개관 이전부터 지역 학원가는 일반 영어학원과 큰 차이가 없는 운영 방식이라며 공공시설이 사교육 시장과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반면 사업을 추진했던 박희조 전 동구청장 측은 글로벌 드림캠퍼스는 단순한 사교육 시설이 아니라 교육격차 해소와 글로벌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공공형 교육 플랫폼이라며 경제성만으로 사업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해 왔다.
이번 논란은 과거 국제화센터 사례와도 맞물린다. 동구는 지난 2008년 국제화센터를 조성해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했지만 운영비 부담과 수강생 감소가 겹치면서 2015년 결국 문을 닫았다.
글로벌 드림캠퍼스 역시 2023년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비용편익(B/C) 분석 결과가 0.4 수준에 그쳐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당시 동구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던 전례가 있다.
동구는 새로운 운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 청장은 오석진 대전시교육감에게 동구 소유 시설을 무상 임대하고 대전시교육청이 국제교육 기능을 맡는 협력모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체결된 민간위탁 계약과 협약, 운영 지정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법률적 검토와 계약 변경 가능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드림캠퍼스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시설을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성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운영모델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현재 제기되는 사업성 논란과 운영 방식에 대한 평가는 동구청과 사업 추진 주체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사업 운영 성과와 법률 검토, 대전시교육청과의 협의 결과 등이 드림캠퍼스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