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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구조개편' 대산 이어 여수도 달린다…울산은 '제자리 걸음'

정부 '여수 산단 사업재편안' 승인, 70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울산 '샤힌 프로젝트' 변수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6.07.22 14:48:27
[프라임경제] 중국발 공급 과잉, 수요 침체 등으로 위기에 놓인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두 번째 구조 개편인 '여수 1호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다.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다.

대산 산단에 이어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 산단의 사업재편안도 승인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석유화학업계 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3대 석유화학 산단 중 하나인 울산은 에쓰오일(S-OIL, 010950)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 변수가 맞물리면서 아직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는 22일 △여천NCC(나프타분해설비) △롯데케미칼(011170) △한화솔루션(009830) △DL케미칼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은 두 번째 사업재편 승인이다.

재편안은 여천NCC 1~3공장 가운데 이미 가동이 중단된 3공장 외에 2공장을 추가 폐쇄하고 남은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과 합쳐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수 2·3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NCC 생산량은 기존 228만톤에서 90만톤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럴 경우 참여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3분의 1씩 통합법인 지분을 갖고 연간 약 140만톤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여천NCC 여수 제2사업장 전경. ⓒ 여천NCC

여천NCC 지분 50%씩을 보유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5450억원(각 27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 2532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8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이행한다.

여천NCC가 140만톤에 육박하는 에틸렌 설비 가동을 멈추기로 하면서 업계 자율로 결정한 감산량이 정부 감축 목표량(최대 370만톤)을 웃돌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앞서 대산 산단에서도 롯데케미칼이 110만톤 규모 공장 가동을 정지하고, HD현대오일뱅크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부문에서는 각 사의 경쟁력 있는 주력 사업을 신설법인에 통합한다. △DL케미칼의 PE(폴리에틸렌)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 등이 대상이다.

이를 통해 통합법인은 의료용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자동차·전선용 기능성 POE(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다. 아울러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힘을 실어준다. 관계부처 합동 7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통해 사업재편 연착륙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가장 지원 규모가 큰 것은 65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이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통합·고부가 전환 등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협약채무에 대한 상환유예를 지원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 최대 30% 할인과 보증 한도 최대 2배 우대 등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세제지원은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지방세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원가 절감·제도 합리화를 통한 기업 애로 해소 역시 추진된다. 이와 함께 지역 고용 안정을 비롯, 첨단 연구개발(R&D) 등 산업 고도화 지원에도 나선다.

이번 승인에 한국화학산업협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여수 산단 내 생산설비의 감축과 효율적인 재배치를 기반으로 국내 화학산업의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들은 이를 계기로 고부가·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고 했다.

에쓰오일 본사. = 조택영 기자

이런 흐름 속 숙제는 여전하다. 대산과 여수가 잇따라 사업재편의 닻을 올렸으나, 국내 석유화학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울산 산단은 답보 상태여서다.

울산은 최근 실적 반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능력 감축 유인이 약해진 데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겹치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약 9조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최근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완료한 뒤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180만톤이다. 최대 가동 시 정부의 NCC 감축 목표인 최대 370만톤의 절반에 해당하는 새 에틸렌이 양산되는 셈이다.

정부는 울산 산단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의 승인은 국내 최대 화학 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선제적·자율적 구조 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해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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