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5대 시중은행의 기타대출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로 당초 목표치의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이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국민·하나·우리·신한·농협) 은행의 기타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3조4658억원 증가했다.
이는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기타대출 증가 목표치 합계인 1조924억원보다 2조3734억원 많은 규모다. 목표치 대비 약 3.2배에 달한다.
기타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제외한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적금 담보대출 등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증가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른바 '빚내서 투자(빚투)'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별로 보면 목표치를 가장 크게 초과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목표치인 856억원의 약 8.9배에 해당하는 7599억원을 실행했다. 이어 △우리은행(8.2배) △신한은행(6.7배) △국민은행(2배)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협은행은 목표치로 1750억원을 제시했지만, 오히려 기타대출이 2525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목표치를 넘어서자 기타대출보다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관리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다른 은행들 역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중단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양수 의원은 "당국의 대출 규제에 맞춰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조이면서 서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수요는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큰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148조12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조544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이 1조7213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약 6.1배에 달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은 대부분 연초에 크게 증가한 뒤 점차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2금융권 역시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비회원 대상 대출을 중단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선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