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소가 시민 생활과 직결된 상수도 핵심 시설의 전기안전 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져 온 사실이 밝혀지며,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하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미 3년 전 감사에서 동일한 위법 행위를 지적받고도 이를 비웃듯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날림 점검'을 묵인해 온 것으로 밝혀져,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와 도덕적 해이가 극치에 달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감사 처분' 비웃은 대구시…알면서도 방치한 명백한 '직무유기'
'전기안전관리법'과 관련 고시에 따르면, 가압장 등 대규모 전기설비는 사고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 엄격한 법정 점검 주기와 횟수를 준수해야 한다.
특히 설비를 신설하거나 개조하는 공사 기간에는 화재나 감전 등 대형 사고 발생률이 급증하기 때문에 반드시 매주 1회 이상 집중 점검을 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관리소는 공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대행업체가 점검을 건너뛰고 법적 횟수를 채우지 않는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시정명령이나 경고 등 단 한 차례의 행정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사안이 지난 2022년 11월 종합감사에서 이미 똑같이 적발되어 경고를 받았던 고질적 병폐라는 사실이다. 개선하겠다는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으며, 사실상 감사를 무시하고 위법을 방치한 '조직적 직무유기'이자 대구 시민을 기만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 3년간 30차례 '꼼수·가짜 점검'…세금 받아 간 위탁업체의 놀이터였나
용역을 대행한 민간 업체들의 안전 불감증과 도덕적 해이 역시 처참한 수준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A가압장 등 주요 시설에서 대행업체들이 법정 점검 주기를 무시하고 임의로 날짜를 조작해 점검한 위반 건수가 무려 30회에 달했다.
법 규정 비웃은 '날림 점검' 실태(2023~2025)를 살펴보면 △B업체 : 법적으로 최소 10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점검해야 함에도, 점검 간격을 1~3일씩 마음대로 무시한 채 형식적으로 보고서만 채워 제출했다(3년간 총 16건 적발). C업체 : 매월 4회 이상(5일 간격), 매월 3회 이상(7일 간격) 정밀 점검을 시행해야 하나, 일정을 한데 몰아서 대충 처리하는 편법을 상습적으로 부렸다(3년간 총 14건 적발).
가압장은 고지대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단 몇 초의 정전이나 작은 전기 오작동만으로도 대규모 단수와 설비 손상, 나아가 화재 등의 중대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
그러나 대행업체들은 이처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시설의 점검을 형식적으로 몰아서 처리했고, 시설관리소는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채 이를 묵인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한 시민은 "과거 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사안이 3년 동안 반복됐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간 기업이라면 계약 해지나 엄중한 책임을 물었을 사안인데, 대행업체의 편의를 봐주며 감독을 소홀히 한 공직 사회가 과연 시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법 조항을 어긴 대행업체에 대한 입찰 제한이나 계약 해지, 관련자에 대한 문책 등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대구시의 안일한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