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이 4배 오르면서 청년·원외 후보의 정치 진입 장벽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민철 최고위원 예비후보가 비용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릴 것을 제안하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재검토에 착수했다.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전당대회 기탁금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을 직전 전당대회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300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해 총액은 5000만원에 이른다. 원외 청년 후보는 50%를 감면받지만 예비경선에 1000만원, 본경선까지 진출하면 총 25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정민철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기탁금이 원래 500만원인데 2000만원으로 4배가 인상될 줄 몰랐다"며 후보 등록 직전에 금액이 공지됐다고 비판했다. 원외 청년 후보가 짧은 기간 안에 거액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이다.
정 부의장은 기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6일 개인 계좌가 담긴 후원 게시물을 올렸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수분 만에 삭제했다. 이후 법적 검토가 부족했다며 사과하고 입금된 후원금을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브 방송에서 가족에게 비용을 지원받기 어려운 개인 사정을 설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청래 당대표 후보와의 자금 조달 격차도 거론했다. 정 후보가 SNS를 통해 후원금 4억4000만원이 모였다고 밝히자 정 부의장은 "기성 정치인은 몇억을 후원받았다고 과시하는데 원외 청년 후보는 선거 후원회조차 열기 어렵다"며 "참 부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외 청년 후보에게 후원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과 제도적 통로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기탁금만 대폭 올린 것은 정치 신인의 출마를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도 지난 19일 SNS를 통해 기탁금 인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원외·청년 후보에게 현재 기탁금이 큰 부담이라며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걸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한다"고 밝혔다. 돈이 없어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구조는 부정부패의 유인까지 키울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조정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당대표 기탁금이 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최고위원은 1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랐다며 당직선거 공영제 취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선관위에 기탁금 재검토를 공식 요청했다며 "최소한 직전 전당대회 수준으로 하는 안들이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관위는 21일 회의를 열어 기탁금 조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이 집권당 전당대회 규칙에 의견을 낸 것은 당무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공천이나 경선 개입과 달리 일상적인 정당 활동에 대해 당원으로서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관위가 기탁금을 직전 전당대회 수준으로 되돌릴지, 청년·원외 후보에 대한 감면 폭만 확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