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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2억원 중 7억만 승인"…부여군 보조금 정산, 누가 군민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나

부여군청 "78% 최종 정산 미승인" vs 체육회장 "일부만 남았다" 정면 배치…신뢰 흔든 지방보조금 관리, 이제는 장부로 답할 때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07.16 08:11:43
[프라임경제] 지방보조금은 행정기관이 베푸는 혜택이 아니다. 군민이 낸 세금을 공익을 위해 맡겨 사용하는 공적 자금이다. 그래서 보조금은 '집행'보다 '정산'이 중요하고, 정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성이다.

최근 부여군과 부여군체육회가 지난해 보조금 정산 현황을 놓고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 지역사회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부여군은 지난해 체육회에 지원한 약 32억5000만원 가운데 최종 정산 승인이 완료된 금액은 7억2000만원뿐이며, 나머지 약 25억원은 현재도 증빙자료 확인과 정산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보조금의 약 22%만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면 박도희 부여군체육회장은 "정산은 계속 진행 중이며 작년 것도 일부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사업, 같은 예산을 두고 한쪽은 "78%가 아직 최종 승인되지 않았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일부만 남았다"고 말한다. 어느 한쪽의 표현이 부정확한 것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군민 입장에서 두 설명은 동시에 사실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체육회가 말하는 '정산'은 서류 제출을 의미하고, 군청이 말하는 '정산'은 최종 승인 절차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양측은 그 차이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이며, 신뢰는 모호한 표현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에서 나온다.

이번 논란이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시기적 상황 때문이다. 올해 초 부여군 체육계는 '백마강배 전국 용선경기대회' 보조금 유용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정산 문제는 그 사건과 법적으로 별개의 사안이다. 정산이 늦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횡령이나 부정 집행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일한 기관에서 집행한 대규모 지방보조금을 둘러싸고 또다시 투명성 논란이 제기된 만큼 군민들이 관리체계 전반에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방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보조사업 종료 후 정산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은 외부 회계 검증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보조사업자를 의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군민의 세금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현재 부여군은 제출된 증빙자료를 계속 대조·확인하고 있으며, 실무자 교체와 자료 보완 과정 때문에 최종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대규모 보조사업의 경우 정산이 장기간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행정적 사유가 존재한다고 해서 설명 책임까지 늦춰질 수는 없다.

군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하다. 어떤 사업이 정산을 마쳤고, 어떤 사업이 보완 중이며, 무엇 때문에 최종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숫자와 자료로 답하는 것이 행정의 의무다. 체육회 역시 "일부만 남았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어느 사업이 어떤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군청과 인식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횡령 여부가 아니다. 핵심은 공공재정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군민의 신뢰를 얻고 있느냐는 것이다. 공적 예산은 적법하게 집행됐더라도 회계자료와 증빙을 통해 투명하게 입증돼야 한다. 문제가 없다면 더욱 당당하게 장부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회계상 문제가 확인된다면 그 또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다만, 현재 제기된 의문만으로 부정 집행이나 횡령을 단정할 수는 없다. 용선대회 보조금 사건과 이번 정산 지연 역시 별개의 사안이며, 실제 위법 여부는 회계자료와 증빙, 관계기관의 검증과 수사 결과를 통해 판단돼야 한다.

이번 논란을 단순한 행정 지연으로 넘긴다면 같은 의문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보조금 집행과 정산 절차, 회계 관리 시스템을 전면 점검한다면 오히려 공공재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공공기관은 신뢰를 말로 얻지 않는다. 기록으로 증명하고, 장부로 설명하며, 결과로 평가받는다. 이제 부여군과 부여군체육회가 군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은 서로 다른 해명이 아니라 같은 사실이다. 주장보다 자료를, 해명보다 회계를 먼저 공개하는 것, 그것이 군민의 세금을 다루는 기관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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