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0%에서 3.0%로 대폭 상향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투자 회복세를 반영한 결과다. 이와 함께 정부는 중장기 '3·4·5 비전'을 제시하며 올해를 경제 체질 개선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재정경제부는 1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상반기 중동 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우리 경제 성과에 하반기 반등 흐름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정부가 수정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3.0%는 △한국은행(2.6%) △OECD(2.6%) △IMF(2.6%) 등 대다수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같은 전격 상향 조정은 강력한 '경제 대전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 "하반기에는 본격화하는 경제 대전환을 보다 가속해서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더욱 넓혀야 한다"며 "올해 실질 성장률은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데 AI 혁명이 촉발한 글로벌 산업 재편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체불가 대한민국 실현을 위해) 국민 삶과 직결된 물가와 부동산 안정의 총력을 기울이고 초격차 초혁신 성장 동력 육성으로 잠재 성장률을 3%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부처 역시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지표를 정비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반도체 호황 영향으로 각 기업이 투자 착수 시기를 앞당기는 점 등을 적극 고려했다"며 "단순 지표 개선을 넘어 과감한 정책적 지원 체계를 가동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함께 반영된 수치"라고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수출 물가와 유가 변동 등이 반영되면서 명목(경상)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4.9%에서 12.3%로 수직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6년(12.3%)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50.6%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가채무비율은 47.0%로 대폭 낮아져 재정 건전성이 크게 개선, 연내 1인당 국민총소득(GNI) 역시 4만달러 선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내다봤다.
◆ 정부 "물가 정책효과로 2.6% 방어, 고용은 하향"
다만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에도 실제 체감 경기를 좌우하는 내수와 고용 부진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2.0%)과 건설투자(0.2%)는 극히 제한적인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관측돼 반도체 독주에 따른 '성장 양극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중동발 고유가 지속 여파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당초(2.1%)보다 높은 2.6%로 제시됐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다양한 물가 관리 정책 효과를 기대하면서 다른 기관보다 살짝 낮게 잡았다"며 "이전 전망 대비 높지만 중동 상황 등을 다각도로 고려했다"고 짚었다.
일자리 지표는 오히려 후퇴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당초 16만명에서 15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력 엔진인 반도체 산업이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건설업 불황 등이 누적된 결과다.
◆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 3특'…잠재성장률 '미국식 반등' 노린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단기적 부양을 넘어 체질 개선에 집중해 잠재성장률을 현 1%대에서 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차관은 "1990년대 후반 미국이 정보기술(IT)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이 같은 자본 투자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반등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이 기회가 AI나 자동차, 방위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고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중심의 '3대 메가 프로젝트'다. 서남권 반도체 팹 신설에 800조원·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50조원 등 대규모 민간 투자를 유치, 인프라 공급을 신속 지원한다.
또 국토를 '5극 3특' 권역으로 재편해 지방 주도 성장 패키지를 총동원하는 한편,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는 2차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계획도 올해 하반기 내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성장 전략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세제 지원 방안을 신속히 발표, 오는 8~9월 예산안 편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할 마중물 재원을 뒷받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