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재 외국인이 한국 시장이나 경제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꿔 자금을 빼는 '셀 코리아'라기보다는 기계적으로 늘어난 보유 비중을 조절하는 리밸런싱 성격이 강합니다. 향후 전망 역시 7월 중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어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한다면 상반기만큼의 리밸런싱 매도세는 축소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261억5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07억2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순유출 기조가 지속된 것이다.
자산별로 보면 주식과 채권 시장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지난달 중 외국인 주식자금은 323억7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 전체 자금 이탈을 주도했다.
이는 전월(318억3000만달러 순유출)의 유출 규모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순유출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지난 1월 이후 6개월 연속 순유출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관계자는 "6월에도 국내 주식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금 이탈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최근 국내 주가가 많이 올랐던 것에 대응해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다시 맞추는 기계적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경계감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국내 주가 상승 국면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리밸런싱 외에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금융 여건 등 변수가 있어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채권자금은 56억8000만 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대규모 국고채 만기도래가 있었음에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에 힘입어 유입 흐름을 유지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국고채 내 WGBI 편입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대(4월 0.22% → 5월 0.46% → 6월 0.67%)되는 추세다.
주식 매도 자금이 채권으로 직접 이동 혹은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인지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와 채권 투자자의 성격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이 관계자는 "채권 자금은 해외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공공부문 비중이 높다"며 "이번 유입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WGBI 편입 비중 확대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흐름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말 1507.9원에서 6월 말 1549.4원으로 상승,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 6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0.50%로 전월(0.45%) 대비 확대됐다. 주식자금 유출과 중동지역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채권자금 유입이 완충 역할을 하면서 외국인 자금 흐름의 방향이 서울 외환시장 수급에 반영된 셈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미 달러화 강세가 축소돼 소폭 하락 조정을 받았다.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미·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은행의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가 전월 0.44%p에서 지난달 0.37%p로 큰 폭 하락했다.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0.25%p를 기록, 전월(0.24%p)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전월 대비 0.2%p 하락한 0.23%p로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국내은행의 대외차입여건이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