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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상간소송에서 혼인파탄 항변은 언제 통할까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7.10 18:17:42
[프라임경제] 상간소송에서 피고가 자주 하는 주장이 있다. "이미 부부관계는 끝난 상태였다"는 혼인파탄 항변이다. 부부가 자주 다퉜고, 별거 이야기도 나왔으며, 이혼 이야기도 오갔으니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부부관계가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된 뒤라면 상간남 또는 상간녀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핵심은 부부공동생활이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끝난 상태였는지 여부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 B씨가 직장 동료 C씨와 불륜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두 사람이 파주시와 김포시의 숙박업소에 함께 출입한 정황,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확보한 뒤 C씨를 상대로 상간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C씨는 "B씨에게 이미 아내와 사이가 끝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자주 이혼 이야기를 했고, 부부가 각방을 썼으며, A씨와 B씨 사이에 다툼이 많았다는 것이다. C씨는 자신이 혼인관계를 깨뜨린 것이 아니라, 이미 깨진 혼인관계 이후에 B씨를 만났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사정과 혼인관계가 법적으로 파탄됐다는 사정은 다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본다. 다만 부정행위 당시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면, 그 이후의 행위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증명책임이다. "이미 부부관계가 파탄됐다"는 주장은 상간소송 피고에게 유리한 주장이다. 따라서 피고가 외도 당시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단순히 "배우자가 그렇게 말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부가 다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감정적인 말다툼, 이혼 이야기가 오간 정황만으로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현실의 부부관계에는 다툼과 화해, 별거와 재결합이 반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혼인파탄 항변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실제 별거 기간 △경제생활 분리 여부 △자녀 양육 상황 △이혼소송이나 협의이혼 절차 진행 여부 △부부가 혼인관계를 유지하려 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장 문제로 인한 일시적 별거나 주말부부 생활은 혼인관계 파탄과 구별해야 한다. 직장이 멀어 따로 생활했다는 사정만으로 부부공동생활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반대로 장기간 별거가 계속되고, 경제생활과 생활공동체가 완전히 분리됐으며, 이혼절차까지 진행 중이었다면 파탄 여부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만남을 이어갔다면 상간자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이 "곧 이혼할 것이다", "이미 끝난 사이다"라고 말했더라도, 그것만 믿고 부정행위를 계속한 경우에는 면책되기 어렵다.

상간소송을 제기하는 배우자 입장에서는 외도 증거뿐 아니라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자료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함께 거주한 자료 △생활비 지급 내역 △가족사진 △자녀 관련 대화 △가족행사 참석 자료 △부정행위 이후 혼인관계 회복을 시도한 정황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상간소송을 당한 피고가 혼인파탄 항변을 하려면 막연한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정행위 이전부터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끝났다는 객관적 자료가 필요하다. 이혼전문변호사가 상간소송을 검토할 때 실제 생활관계가 언제부터 어떻게 분리됐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상간소송에서 혼인파탄 항변은 말로는 쉽지만, 증명은 결코 쉽지 않다. 부부싸움이 있었다고 해서 혼인관계가 바로 사망선고를 받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감정의 온도가 아니라 생활관계의 실제 모습이다. "이미 끝난 사이였다"는 말은 자주 등장하지만, 법정에서는 말의 크기보다 증거의 무게가 더 크게 작용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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