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주시 관내 읍·면·동이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카메라(CCTV) 구매 및 설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더기 위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조달청 종합쇼핑몰을 이용해야 하는 법령을 위반하고 특정 업체들과 수십억 원대 수의계약을 맺는가 하면, 자격이 없는 미등록 업체에 시공을 맡겨 특혜를 준 사실까지 확인됐다.
최근 감사원에 따르면, 상주시 관내 23개 읍·면·동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175건의 감시카메라 구매 및 설치 공사를 추진했다.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CCTV(영상감시장치)는 조달청이 '제3자를 위한 단가계약'이나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해 물품을 관리하므로, 지자체 등 수요기관은 반드시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투명하게 구매·설치해야 한다. 임의로 1인 또는 2인 견적을 통한 수의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상주시 23개 읍·면·동은 총 175건 중 무려 166건(총 계약금액 10억5073만원)을 A업체 등 10개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이 중 B읍의 경우에만 15건 중 14건(1억871만원 상당)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 감사원은 상주시가 법령을 위반해 수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특정 업체들에 막대한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 무자격 업체에 'CCTV 설치' 버젓이 맡겨…안전 불감증 심각
더욱 심각한 점은 관련 면허나 자격이 없는 미등록 업체가 시공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정보통신공사업법상 CCTV 설비 공사는 정보통신공사로 분류되어 시·도지사에게 등록한 '정보통신공업자'만 도급받거나 시공할 수 있다. 미등록 영업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대 범죄다.
하지만 상주시 4개 읍·면·동은 지난 5년간 정보통신공사업을 등록하지 않은 무자격 업체 C와 17건(9991만원), D업체와 3건(1772만원) 등 총 20건(총 계약금액 1억1764만원)의 불법 계약을 체결했다.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실정법을 위반하고 무자격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셈이다.
이번 감사 결과가 알려지자 상주 시민들과 지역 시민사회는 실망감을 넘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예산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해야 할 행정기관이 오히려 법망을 피해 특정 업체들에게 해마다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투명한 조달청 쇼핑몰을 두고 굳이 10억이 넘는 예산을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성실한 지역 업체들은 기회조차 뺏긴 것 아닌가. 시민 혈세가 특정 업체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또다른 시민은 역시 "175건 중 166건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은 공공조달 제도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상주시장에 대해 조달청을 통하지 않고 감시카메라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한 무등록 상태로 영상감지장치 설치공사를 수행한 불법 업체 2곳에 대해서는 정보통신공사업법 제74조에 따라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상주시는 이번 감사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감시카메라 구매 시 반드시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이용하겠으며, 적발된 미등록 불법 영업 업체들에 대해서는 즉각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년간 지속된 10억원대 규모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감사원이 내린 '주의' 처분이 지나치게 미온적인 '솜방망이 징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이와 같은 행정 마비를 막기 위해서는 하위 기관의 계약 현황과 업체 자격 여부를 실시간으로 상시 모니터링하고 가로막을 수 있는 '시스템적 점검 프로세스'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