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국민은행이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가계대출 관리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로 우리은행도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한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은 물론, 별도 한도 규제가 없던 비규제지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가령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기존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돼 산술적으로 최대 4억원까지 은행에서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KB국민은행을 이용할 경우 대출 상한선인 3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게 된다. 차주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다른 대출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줄어든 한도인 1억원은 추가로 자기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주택 매매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실수요층은 당초 세워둔 자금 조달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만 모든 대출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주비와 중도금·잔금 마련을 위한 집단대출을 비롯해 주택도시기금 대출과 보금자리론은 종전과 같이 취급된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주택 구입 및 경락자금 대출도 예외로 인정된다.
◆한국은행, 은행권 관리 조치 추가 도입 전망
국민은행이 한도 축소라는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선 배경으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꼽힌다.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4조3000억원 수준이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은 다음 연도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은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거나 목표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출 문턱 높이기' 기조는 이미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차장은 "지금 은행들의 대출 현황을 보면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관리 조치를 추가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변경된 사항은 없지만 한도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한도를 직접 제한한 곳은 현재까지 국민은행뿐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은행들은 모기지보험 가입 중단을 통해 대출 관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연계되는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MCI·MCG는 차주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로 가입하는 보증보험이다. 이 보험 가입이 중단되면 이른바 '방 공제(최우선변제 소액임차보증금 차감)' 금액을 제외한 뒤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NH농협은행이 선제적으로 해당 보험 가입을 중단한 데 이어 KB국민은행(지난달 26일), 하나은행(이달 1일), BNK경남은행(8일)도 차례로 보증보험 연계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