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316140)이 혁신 스타트업의 창업 초기부터 상장 직전 단계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총 7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특히 자금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계열사 간 중복 투자와 이해상충 우려를 사전 차단하는 엄격한 내부통제 장치를 공개, 투자 안정성을 더했다.
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서울 중구 본점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주관으로 '생산적 금융이 그리는 혁신의 미래'라는 주제로 '2026 WFRI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그룹의 차세대 스타트업 지원 체계와 고도화된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언론에 공식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은 금융 본연의 사회적 책임이자 역동적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 열쇠"라며 "혁신 기업들이 도중에 멈추지 않고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든든한 성장 사다리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은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총 9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 중 생산적 투자 부문에 해당하는 7조원의 재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연속성 있게 집행하기 위한 구체적 이행 계획을 담고 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역할과 책임(R&R)을 명확히 정립하기 위해 △디노랩 펀드 △그룹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펀드 △우리벤처파트너스로 이어지는 단계별 전용 펀드 라인업을 상호 구축했다.
이날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생산적금융연구센터장은 "우리금융과 은행, 캐피탈에 이어 신설된 우리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 전담 조직까지 가세하면서 기업 성장의 전 주기를 완전하게 책임지는 연속형 모험자본 공급 체계가 마침내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마중물 투자가 혁신 불러"…5대 스타트업 협업 성과 눈길
이같은 구조적 인프라 위에 우리금융의 마중물 투자를 발판 삼아 금융 플랫폼·해외 진출에서 가시적인 동반성장 성과를 낸 5개 대표 스타트업의 독창적인 기술 협업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왼쪽부터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정동훈 테라파이 대표·윤형운 캐시멜로 대표·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 = 임채린 기자
금융 인공지능(AI) e모빌리티 기업 에이젠글로벌의 강정석 대표는 "매출이 전혀 없던 초기 단계에 우리금융의 모험자본 투자와 AI 솔루션 최초 도입이라는 레퍼런스가 주어졌기에 성장의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며 이를 발판으로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글로벌 자본시장 진입·해외 확장에 성공한 과정을 공유했다.
이어 AI 기반 프롭테크 기업인 테라파이의 정동훈 대표는 우리은행과의 신속한 협업 프로세스를 강점으로 꼽았다. 정 대표는 "우리은행의 선제적 제안으로 '우리WON뱅킹' 내 전세지킴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탑재, 이를 통해 누적 120만명의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고도화된 시너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외화지급결제 핀테크사인 캐시멜로의 윤형운 대표는 우리은행 외환사업부와의 전략적 협업 성과를 피력했다. 캐시멜로는 우리금융의 자금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 옥산은행 등 메이저 해외 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확장, 모바일 기반의 대면 환전 시장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식자재 유통 플랫폼 딜리버리랩의 이원석 대표는 투자 혹한기 속 스타트업들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하며 생산적 금융의 균형 있는 유동성 배분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AI나 반도체 등 딥테크 산업 외에 유통 등 민생 밀착형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확대돼야 하고 수도권 기업이 지방에 진출할 수 있는 금융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정책 제언을 피력했다.
신발 제조 디지털 혁신 플랫폼 기업인 크리스틴컴퍼니의 이민봉 대표는 우리금융의 투자가 지역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열쇠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금융의 지원 속에 AI 기반 물류 자동화와 제조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지방 소상공인과 상생하며 혁신 생태계의 선순환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중복투자 잡음 원천 차단…LP 전원 동의 등 내부통제 가동
패널토론 세션에서는 지주 차원의 모험자본 집행 구조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디노랩·벤처파트너스·사모펀드(PE) 등 그룹 내 여러 투자 계열사가 특정 우수 스타트업에 후속·중복 투자를 이어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특정 기업 밀어주기'나 '이해상충(Conflicts of Interest)' 리스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금융이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패널 토론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 임채린 기자
이에 대해 이병헌 우리PE자산운용 PE본부장과 천지웅 우리벤처파트너스 VC그룹장은 현행 자금 운용 지침과 엄격한 통제 메커니즘을 공개하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각 계열사가 운영하는 펀드의 정관이나 집합투자규약(펀드 약정)을 통해 일차적으로 이해상충 요소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헌 우리PE자산운용 PE본부장은 "디노랩이나 벤처파트너스가 기투자한 기업에 PE가 후속 투자를 집행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할 때는, 이해상충 당사자인 유한책임조합원(LP)의 명확한 동의를 구하는 프로세스를 거친다"며 철저한 밸류에이션 검증을 기반으로 LP 전원 동의를 얻어 진행하기 때문에 법적·윤리적 리스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천지웅 우리벤처파트너스 VC그룹장 역시 "각 운용 기구의 독립적인 투자심의위원회 시스템과 투자 조건 검증을 통과해야만 공동 투자가 성립된다"며 "펀드의 수익률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움직이므로 불필요한 내부자 거래나 독점 우려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