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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선증은 면허증이 아니다"…시민 위에 선 권력은 없다

공식 행사장 언행 논란이 던진 질문…보령 정치가 잊지 말아야 할 것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07.05 12:04:20
[프라임경제] 선거철이면 정치인은 가장 먼저 허리를 숙인다. 골목마다 시민의 손을 잡으며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그 약속은 여전히 유효한가.

최근 보령 지역에서는 한 시의원의 공식 행사장 언행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본지가 취재한 내용과 복수의 참석자 전언을 종합하면, 지난 1일 통장협의회 연수 이후 열린 만찬 자리에서 한 시의원이 통장협의회 관계자를 향해 고압적인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참석자는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기억했고, 또 다른 참석자들은 당시 현장 분위기에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당시 상황은 녹음이나 영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며,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표현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피해 당사자로 거론되는 관계자 역시 논란이 더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문제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인의 태도다.
지방의원은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 권한은 시민을 존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상대를 위축시키거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공식 행사장은 개인의 감정을 표출하는 공간이 아니다. 더욱이 지역 주민과 행정, 정치권이 함께하는 자리라면 공인의 말 한마디는 개인의 언행을 넘어 지방의회의 품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취재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참석자들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당황했다", "문제를 제기하려 했지만 행사 분위기를 고려해 참았다", "공식 행사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했다. 반면 일부는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었다"는 시각도 내놨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사실관계는 더욱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보령시의회 역시 이번 논란을 개인 간 다툼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지켜보는 것은 특정 의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가 어떤 윤리 기준으로 공직자의 언행을 바라보는지에 대한 태도다.

정치인의 진짜 인격은 연단 위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드러난다. 시민을 대하는 말투와 태도, 공직자를 존중하는 자세, 비판을 받아들이는 품격이 곧 정치의 수준이다. 당선증은 시민 위에 군림하라는 허가증이 아니다. 시민을 더 낮은 자세로 섬기라는 책임장이다.

권력은 시민이 잠시 맡겨준 것이다. 그 권력이 오만으로 변하는 순간, 시민의 신뢰는 무너진다. 그리고 무너진 신뢰는 어떤 해명보다 회복하기 어렵다. 보령 정치가 시민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것은 정책이 아니라 태도다. 권력은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절제될 때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말싸움으로 끝날지, 아니면 지방정치의 품격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지는 이제 보령시의회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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