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2주 안에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에도 부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점포 임대료 감액 협상, 일부 점포 영업 중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회생 과정에서 판매용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자금 사정은 더 악화됐다.
법원도 이 점을 폐지 사유로 들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성사됐지만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M&A)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매출은 줄어든 반면 급여, 물품대금, 조세 등 공익채권은 급증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이행을 위해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는 대형마트 점포를 기존 126개에서 67개 체제로 재편하고, 인력 구조조정 등을 병행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핵심 전제였던 운영자금 확보가 무산되면서 법원 설득에 실패했다.
다만 회생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원은 즉시항고 기간 안에 홈플러스가 운영자금을 조달하면 '재도의 고안'을 통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에서는 2주 이내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하면 회생절차 재개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간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 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직원과 협력업체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한때 직원 2만명 규모였지만 희망퇴직과 사업부 매각 등을 거치며 현재 인력은 약 1만2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입점업체와 납품 협력사들도 정산 지연, 거래 축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생을 위해 성원해 준 고객과 임직원, 이해관계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