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 5사(중부·서부·남동·남부·동서발전) 통합을 검토하는 가운데 향후 출범이 예상되는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를 충청남도에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 최대 전력 생산기지이자 탈석탄 정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충남이야말로 본사 입지의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특히, 발전소 폐쇄가 현실화되고 있는 보령지역에서는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수십 년간 희생한 만큼 이제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 한국중부발전 근로자대표인 전진석 씨는 "발전소는 지역 주민의 선택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지만, 주민들은 47년 동안 국가 전력 공급을 위해 환경오염과 각종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 왔다"며 "이제 발전소가 문을 닫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지역경제만 무너지는 것은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소가 지역경제에 미쳤던 경제적 파급효과도 설명했다. 전 씨는 "발전소 정기 오버홀(Overhaul) 공사만 해도 100~120일 동안 진행되며 사업비가 약 300억원에 달했다"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지역 인력 고용과 숙박, 음식점, 자재 구매 등으로 이어져 보령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면서 이런 경제효과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며 "남는 것은 멈춰 선 발전설비와 지역경제 침체뿐"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61기이며, 이 가운데 31기가 충남에 집중돼 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 이상이 충남에 위치한 셈이다. 보령·신보령·신서천 발전단지는 총 8419MW, 태안화력은 6451MW, 당진화력은 6040MW 규모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오랜 기간 대한민국 산업화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과 탈석탄 기조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본격화되면서 보령과 태안, 당진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은 세수 감소와 고용 축소, 협력업체 이탈 등 지역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전 씨는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 유치가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전소는 들어올 때도 주민들에게 묻지 않았고, 이제 폐쇄하면서도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합 발전공사 본사는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희생한 충남이 가장 먼저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은 기존 발전산업뿐 아니라 LNG 복합발전과 수소 혼소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과 전문인력이 이미 집적돼 있다"며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역에 본사가 들어와야 에너지 전환 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는 충남도와 보령시, 태안군, 당진시를 비롯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 한국중부발전 근로자대표인 전진석 씨는 "정부가 발전공기업 통합을 추진한다면 지금부터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충남도와 시·군, 도의회, 시·군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해 국가 차원의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아이가 울어야 부모가 살피듯 지역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그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한 충남이 더 이상 아무 대책 없이 발전산업만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는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의 충남 유치가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국가 균형발전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Just Transition)을 실현하는 상징적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국 최대 전력 생산기지였던 충남이 미래 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