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시민 작가의 '재건축론'은 거친 비유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외연 확장 행보를 두고, 기존 지지층이 기대한 것은 민주당의 '증축'이었지만 실제로는 익숙한 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 '재건축'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지지층을 기존 입주자에, 대통령을 재건축 추진자에 빗댄 순간 당과 정부의 관계는 지나치게 단순해졌습니다. 대통령의 외연 확장은 선거 이후 국정 운영의 필요일 수 있습니다. 전통 지지층만 바라보고 국정을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여권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재건축론' 발언 이후 당내 비판과 원외 여론장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 점에서 민주당 내부의 반박에도 이유는 있습니다. 문제는 반박의 방식입니다. "그 비유는 틀렸다"와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다릅니다. 노선 비판을 곧장 대통령 흔들기로 읽는 순간, 토론은 좁아집니다.
청와대도 논쟁에 거리를 뒀습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증축과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도 있을 수 있다며, 어떤 선택을 할지는 결국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유 작가의 표현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민주당의 변화 방향을 국민 판단의 영역으로 돌린 셈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 다음입니다. 유 작가의 발언은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나왔고, 이후 여권 인사들의 반박으로 이어졌습니다. 야당 시절 원외 여론장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우군이었습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여당은 지지층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상대로 국정을 설명해야 합니다.
특정 여론장의 반응이 당의 공식 토론보다 앞서가고, 정치인들이 그 반응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민주당의 외연 확장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유튜브는 여론의 한 공간일 수 있지만, 정당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내부 총질'입니다. 2022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말은 당내 비판을 배신으로 낙인찍는 정치적 상징어가 됐습니다.
물론 이번 논란과 당시 사건을 같은 층위에 놓을 수는 없습니다. 유 작가는 권력자가 아니라 외곽 논객이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비판자를 겨냥한 것도 아닙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문자 파문과 이번 민주당 논쟁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만 두 장면이 남긴 질문은 이어져 있습니다. 불편한 비판을 토론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권력을 흔드는 말로 밀어낼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내부총질'이라는 말이 당내 비판을 낙인찍는 언어였다면, 이번 '재건축론' 논란은 민주당이 집권 이후 비판을 어디까지 토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재건축이라는 표현이 거칠었다면 논리로 반박하면 됩니다.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설명하면 됩니다. 그러나 비판을 곧장 폄훼나 충성의 문제로 몰아가면 남는 것은 토론이 아니라 줄 세우기입니다.
민주당은 이제 야당이 아닙니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입니다. 집권당의 실력은 듣기 좋은 말만 받아들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불편한 말까지 토론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국민 앞에서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재건축이냐 증축이냐, 혹은 재개발이냐보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집권당 민주당은 다른 목소리를 어디까지 토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