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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특별시의회 씁쓸한 첫인상 '밥그릇 정치'

출범도 전에 '권력 나눠먹기' 시작됐나…전남 쏠림에 광주 무기력까지

김성태 기자 | kst@newsprime.co.kr | 2026.06.29 13:07:01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당선의원들이 2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전남광주특별시의회가 출범도 하기 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통합의 정신과 특별시의 미래 비전은 보이지 않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정치적 배분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는 기대 속에 출범하지만, 초대 의회의 원구성 과정은 오히려 낡은 지방정치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사실상 확정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지역 안배 문제가 아니다. 상임위원회 기능과 정책 연계성, 의원 전문성에 대한 검토보다 누가 어느 자리를 맡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자치법과 행정안전부 지침은 상임위원을 먼저 선임한 뒤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록 안내하고 있지만, 통합특별시의회는 사실상 상임위원장부터 정해놓고 위원을 배정하는 역순 절차를 택했다. 위원회 운영 철학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권력 배분의 불균형이다. 의장과 운영위원장, 원내대표를 비롯해 주요 상임위원장 다수가 전남권에 집중됐다. 상임위원장 배분 역시 전남 7석, 광주 4석으로 정리되면서 통합의회가 아니라 사실상 '전남 우위 의회'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런데 더욱 씁쓸한 대목은 광주 정치권 역시 이 결과에 대해 떳떳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협상력 부재와 전략 실패, 리더십 부족으로 광주 몫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합 이후 광주의 행정·경제적 비중을 고려하면 현재의 원구성 결과는 광주시의원들의 정치력 부재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의회 운영의 현실적 문제도 심각하다.

광주시의원들은 통상적으로 시의회에 상시 출근하며 조례 검토, 민원 상담, 행정 감시 활동을 수행해 왔다. 시민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만큼 일상적 의정활동이 가능했다.

반면 전남도의회는 구조적으로 상황이 다르다. 광양, 목포, 신안, 완도, 진도, 여수 등 원거리 지역 의원들이 많아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일정에 맞춰 의회에 출석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광역 면적이 넓은 전남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상시 의정활동의 밀도와 접근성에서 한계를 보여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전남도의회는 과거 해외연수 논란, 부실한 행정사무감사, 낮은 출석률 문제, 보여주기식 의정활동 등으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의원들은 회기 중심의 의정활동에 머물며 주민들과의 접촉이나 정책 개발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의정문화가 통합특별시의회로 이어질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특별시의원은 기존 시의원이나 도의원보다 훨씬 넓은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 전역을 아우르는 광역의회가 상시 운영 체계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의원들의 근태 관리와 의정활동 실적 평가 역시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근무 여건도 우려된다. 상임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배치될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은 광주와 전남을 오가는 장거리 출퇴근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일부 위원회가 분산 운영될 경우 행정 효율성 저하와 조직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통합특별시의회 초대 원구성은 통합의 비전보다 권력 배분이 먼저였고, 시민보다 정치가 우선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50만 특별시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출범 첫 단추부터 자리 나눠먹기와 지역 안배 논란에 휩싸인 현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통합은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일이 아니다. 의정문화와 행정체계, 책임성과 효율성을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지금의 원구성 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기득권의 재배치에 가깝다.

출범도 전에 시민들의 기대보다 의원들의 자리가 먼저 채워지고 있다면, 전남광주특별시의회의 미래는 시작부터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상임위원장 명패를 누가 차지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치열하게 감시하며 더 유능하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지금의 원구성은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통합특별시의 첫 번째 실패는 행정이 아니라 의회의 정치적 셈법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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