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장직 양보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 직권 선임과 본회의를 통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장직 양보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84차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의 상임위원 명단 미제출을 '국회 마비'로 규정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 18개 상임위원회 즉시 배정을 요청했다.
한 직무대행은 "국회 마비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의 무자비한 몽니와 버티기에 민생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하루 늦어지면 국민께서 체감하는 민생 현안 처리는 한 달이 지체된다"며 "국회의장께서 어제 정오를 명단 제출 최종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명단조차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쟁점은 법사위원장직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직을 요구하며 원 구성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직무대행은 "법사위를 가져갈 수 없다면 국회가 멈춰도 좋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회법도 근거로 들었다. 국회법 제48조는 상임위원 선임 요청이 기한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법 제41조는 상임위원장을 해당 상임위원 중에서 본회의 선거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한 직무대행은 "민생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른 국회의장의 권한 행사를 강력히 요청드린다"며 "의장께서 국회법에 따라 18개 상임위원회를 즉시 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주 안으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마쳐야 한다"며 "그것이 멈춰 선 국회를 되돌리는 국회법이 정한 가장 빠르고 분명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법사위원장직을 둘러싼 협상 여지를 일축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법사위원장 요구는 가당치도 않다"며 "위원장직 양보는 일말의 여지도 없다"고 못 박았다.
천 수석부대표는 "21대 국회 후반기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틀어쥔 뒤 국회가 입법 마비 상태에 빠졌다"며 "법사위가 사실상 윤석열 거부권을 위한 빌드업 관문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국회를 업무 마비 상태로 방치하지 않겠다"며 "내일 정오까지도 국민의힘 명단이 제출되지 않을 경우 즉시 본회의 소집을 요청하고, 민주당 주도로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국회를 정상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법사위를 포기하고 협상안을 갖고 오라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26일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법사위 양보 불가 입장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견제와 균형'의 문제로 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길 경우 입법 지연이 반복될 수 있다며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가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후반기 국회 공백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민생 현안 처리를 명분으로 원 구성 절차 강행을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 없는 원 구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