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수가 개편에 나선다. 비수도권과 의료 취약지를 중심으로 '지역 우대수가'를 신설하고,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의 보상을 대폭 확대해 지역 의료체계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실무 준비를 거쳐 오는 12월 전후 시행될 예정이며,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는 이보다 앞선 올해 3분기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지역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지역의사 의무복무 지역 등 의료 취약지에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지역 우대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약 2700개 수술·처치 항목에 대해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는 10%의 가산 수가를 적용하고, 소아중환자실 처치와 고위험 분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 등에 대해서도 추가 보상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전북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야간 응급 동맥류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수가는 기존 1050만원에서 지역 우대수가 적용 후 1702만원까지 늘어난다. 또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구 소재 병·의원에는 진찰료와 입원료에 각각 5%의 가산이 적용된다.
의료기관의 기본 진료 보상체계도 손질한다. 의원급 초진료는 기존 1만8840원에서 1만9980원으로, 재진료는 1만337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인상된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초·재진료도 2%씩 상향 조정된다.
입원료 역시 10년 이상 동결됐던 기본수가를 현실화한다. 일반병실 입원료는 7%, 중환자실 입원료는 10% 인상된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료는 66만8000원에서 79만8000원으로, 종합병원 4인실 입원료는 12만7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오른다.
심뇌혈관 질환 등 응급수술과 암 수술 등 중증 분야 1600여 개 항목의 수가도 20% 상향된다. 휴일·야간 응급수술 수가는 최대 5.5배 인상되며, 마취와 중환자 치료 등 최종치료 행위에 대한 보상도 확대된다.
재원은 상대적으로 과보상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검사 분야의 수가 조정을 통해 마련한다. 정부는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수준을 190%에서 150%로 낮춰 연간 1조7000억원을 절감하고, CT와 MRI 수가 역시 조정해 연간 7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네릭 의약품 약가 인하와 과다 의료 이용 방지, 부정수급 관리 강화 등을 통해 향후 10년간 총 15조원의 재정 효율화를 추진한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보험료율의 일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약가 제도 개편과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보험료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번 수가 혁신은 지역 의료 기능 회복과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지역필수특별회계 지원과 연계해 지역 의료체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