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 ⓒ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에 방점을 찍어온 민 당선인이 노동·공공성·기후위기 대응 등 진보 의제까지 끌어안겠다고 선언하면서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구'라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 셈이다.
민 당선인의 구상은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주요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전남·광주 통합의 핵심 과제로 '압도적 성장'을 내세우며 대규모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 왔다.
대표적으로 당선 후 1년 안에 10조 원 규모의 글로벌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단순한 공장 유치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 생산, 패키징이 결합된 완결형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1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광주권은 인공지능(AI)과 미래모빌리티, 동부권은 반도체·이차전지·수소산업, 서부권은 해상풍력과 에너지산업, 중남부권은 우주·농생명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초광역 경제권 구상도 제시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공사 설립과 K푸드산업공사 설립 등은 산업 육성과 공공성을 결합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 당선인이 이번에 진보정당과의 협치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성장 전략을 보다 폭넓은 사회적 합의 위에서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그는 선거 과정에서 성장통합, 균형통합, 기본사회, 녹색도시, 시민주권을 통합특별시의 5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성장만이 아니라 사회안전망과 시민참여, 친환경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공공서비스 혁신 공약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응급의료 체계 강화와 통합 교통 플랫폼 구축, 농어촌 이동점빵 사업 등은 성장의 성과가 도시와 농촌, 중심지와 주변부에 고르게 전달돼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산업 투자와 복지·공공서비스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려면 중앙정부 지원 확보와 민간투자 유치, 재정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민 당선인의 이번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성장의 엔진을 돌리되, 그 과정에서 노동과 환경, 공공성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광주·전남 통합은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넘어선다. 성장과 분배, 기업과 노동, 도시와 농어촌이 공존하는 새로운 발전 공식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진보정당과의 협치를 선언한 민형배 당선인의 선택은 결국 '압도적 성장'과 '사회적 통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한편 민 당선인은 오는 25일 열리는 '노동분야 특별시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노동계와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는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사 상생 방안은 물론 성장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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