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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빈자리 노린 K-배터리, 미국 ESS 시장 '정조준'

전기차 캐즘 포함 '위기'가 '기회'로 작용…시장 전망도 밝아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6.06.23 14:46:24
[프라임경제] K-배터리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ESS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데다, 현지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생산 역량을 보유한 K-배터리 업체에 큰 기회가 되는 모습이다.

최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BNEF 등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 규모는 작년 88GWh에서 2030년에는 485GWh, 2035년에는 976GWh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미국 ESS 시장은 지난해 기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무기로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80% 이상 장악했다. 반면 한국 업체 점유율은 10%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BBBA)'을 도입한 후 ESS 시장에서 사실상 중국 배터리가 퇴출 수순을 밟게 된 것.

해당 법안은 ESS 프로젝트가 투자세액공제(ITC)를 받기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 소속 금지외국기관(PFE)'의 배터리 부품·소재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도록 한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의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중국 외 기업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도록 규제했다.

현지 사업 기회가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4곳·캐나다 1곳 총 5곳의 북미 ESS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 LG에너지솔루션


올해는 미시간 랜싱 공장,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의 가동 본격적으로 시작해 글로벌 ESS 생산 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키우고, 이 중 80%를 넘는 50GWh 이상을 북미에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ESS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사례로, 중국산 공급망 대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제품 역량 확보를 통해 에너지 산업 전반을 이끄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SDI(006400)도 힘쓰고 있다. 올해 말까지 미국 현지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간 30GWh 규모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작년 4분기부터 미국 인디애나 주의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일부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 각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말에는 현지에서 LFP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특히 안전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 ESS용 배터리를 내세워 현지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현재 북미에서 유일한 비중국 각형 ESS용 배터리 생산 업체다.

SK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 20GWh 이상 수주를 목표로 두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서 첫 대규모 ESS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여러 현지 고객사와 총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지 공장의 전기차 생산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조지아 SK배터리아메리카 단독공장과 테네시 단독공장, 현대차와의 합작공장 HSBMA 등 미국 내 100GWh의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SK온은 특히 미국 시장과 고객사 맞춤형 전략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할수록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은 더 부각될 것이다"며 "ESS 시장은 단순한 대체 수요처가 아닌,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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